| 육아휴직제도 실효성을 더 높이려면 / 김종분 |
| 2025년 01월 23일(목) 1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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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저출생 절벽시대다. 여기에 위기를 느낀 정부가 육아휴직제도를 개선했다.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 조정하고 6+6 부모육아휴직제 도입, 사후지급금 폐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시기를 확대했다. 육아휴직급여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에 대해 지급하는 급여형태의 지원금이다. 고용센터에서 최대 1년간 통상임금의 80%를 지원하는데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다. 350만원 급여를 받는 사람이 1년 육아휴직을 한다면 3개월 동안은 상한액인 250만원, 4개월부터 6개월까지는 200만원, 7개월부터 12개월까지는 하한액인 160만원을 받는다.
6+6 부모육아휴직제는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에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 100% 지원하는 제도이다. 부모가 6개월을 동시에 사용해도 되고 3개월씩 번갈아 사용해도 된다. 육아휴직 대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면 주 15-35 시간 근무를 최대 3년까지 할 수 있다. 이전에는 8세(초2) 이하 자녀를 둔 부모만 가능했지만 12세(초6) 이하 자녀의 부모까지 가능해졌다. 육아휴직 분할사용도 가능해져 4회까지 나눠서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급여는 회사로부터 지급되는 월급이 아니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지원금으로 국민연금 납부유예가 가능하다. 대신에 그만큼 연금수급액이 줄어든다. 건강보험 역시 납부유예가 가능하다. 단, 휴직이 끝난 뒤 납부유예된 보험료 전액을 내야 한다. 육아휴직 중에도 의료기관을 이용하며 서비스를 받기 때문이다. 고용보험은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배우자 육아휴직은 공공기관을 제하고는 이용률이 낮은 편이다. ‘남성 육아휴직제도’나 ‘복귀 온보딩 지원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고, 대체인력 지원금을 기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지난해 발표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조사결과를 보면 대다수 노동자들이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이고, 승진 시 감점을 받을까봐 육아휴직을 못한다고 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임신, 출산, 육아관련 위반사건 중 기소되거나 과태료가 부과된 비율은 6.8%에 그쳤다. 위반해도 처벌이 약하니까 사업주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지키지 않는다.
육아휴직제도가 개선됐다. 이제 문제는 법의 실효성을 높여야하는 점이다. 육아기 임직원이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모든 사업주가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출산휴가 의무화법, 육아휴직 의무화법이 제정돼야 한다. 12세 미만 자녀의 일상생활돌봄(식사준비, 외출준비, 준비물 챙겨주기 등) 조사를 보면 아내가 77.3%를 돌보고 있고 남편은 1.7%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 육아기 아빠의 역할이 미미함을 알 수 있다.
향후 개선돼야 할 점이 더 있다. 시차출근제, 탄력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근로시간과 근로공간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제도를 기업이 도입해야 한다. 현재 육아휴직급여 지원 대상에서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는 빠져있다는 점도 문제다. 육아휴직제도가 고용보험에 가입된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에게 보편적 복지가 실현되지 않고 있는 사례 중 하나다. 육아기간 동안 모든 육아기 보호자에게 육아급여가 동일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보완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육아휴직제도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