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 은퇴 아닌 또 다른 시작 / 서동균 |
| 2025년 02월 03일(월) 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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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엔 여유롭게 쉬면서 인생을 정리해야 한다는게 그동안의 일반적 생각이었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없진 않다. 그러나 더 큰 것은 그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일을 시작해 얻게 될 성취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일 것이 분명하다.
흔히 ‘일한다’고 하면 개인적인 성취를 떠올리지만, 사실 그것은 더 넓은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오랜 세월 쌓아온 지혜와 경험은 단순한 ‘개인 자산’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자산’이다. 과거에는 경험과 노하우가 세대 간 자연스럽게 전수되었지만, 지금은 세대 간의 단절이 심해지면서 그런 기회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노년층이 다시 일을 하고, 사회와 활발히 소통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환원할 수 있다면, 이것은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랫동안 특정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은 멘토링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배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자문 역할을 하거나,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노년에도 생산적인 일을 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백세 시대에 노년을 더 활기차고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과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나 역시 처음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변화에 겁이 났지만, 배우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었다. 새로운 것을 익힌다는 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삶을 계속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둘째,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면서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는 정신적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장 동료가 사라진 자리에는 새로운 관계가 필요하다.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자원봉사나 취미 모임을 통해서도 충분히 관계를 넓힐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셋째,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있어도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는 물론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다. 특히, 사회적 역할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백세 시대, 우리에게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 우리는 정년 후에도 다시 일을 찾아나서고 있고 새로운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박 교수의 어머니처럼, 70세가 ‘아직 젊은 나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혹시라도 “이제 너무 늦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백세 시대의 노년은 더 이상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우리는 여전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우리 경험과 지혜는 누군가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꿈꿔왔던 새로운 도전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