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정신 전남대병원장 “차별화된 미래 의료시스템 구축할 것” 심혈관·뇌졸중·호흡기·외상·장기이식 등 5대 분야 집중 새병원 예타 통과·조기 완공으로 ‘지역 완결적 의료’ 조성 “의료 환경·정부 정책 발맞춰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할 터” 정리=기수희 기자

2025년 02월 25일(화) 20:17

정신 전남대병원장이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취임 직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는 등 의정 갈등이 장기화 돼 현재까지 비상진료체제로 병원을 이끌고 있다. 25일 정 병원장으로부터 그간의 소회를 들어보고 전남대병원의 현안 및 미래 청사진 등을 살펴봤다. 다음은 정 병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1년 소감은.

-지난해 1월29일 취임 이후 의정 갈등으로 인한 비상진료체제의 어려움 속에서 1년을 보냈다. 전남대학교병원 개원 이래 가장 힘든 시기이지만 한편으론 병원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고 있는 덕분에 길고 긴 터널을 함께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남대병원이 환자와 지역사회의 신뢰를 받는 병원, 의료의 미래를 이끄는 선도 기관으로 더욱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취임 직후 의정 갈등에 직면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전남대병원은 광주·전남 지역 중증환자 치료의 핵심 거점 의료기관이다. 하지만 의정 갈등으로 인해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 인력의 대규모 이탈과 장기간의 비상진료체계에 따른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지역 보건의료체계와 골든타임 내 중증환자 치료 수행에 심각한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경영난도 심각하다. 병원 내 진료와 수술 건수가 급감해 의료 수익이 약 21.4% 감소한 상황이다. 수익 감소는 곧 자금 유동성 위기를 촉발해 고강도 비상경영 체제 도입과 외부 자금 차입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게 했다.

이에 병원은 비용 절감, 신규 채용 중단, 병동 통폐합, 안식휴가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비상진료체계 가동(중증 및 응급 환자 위한 전문의 중심 진료 체계)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 ▲의료진 확보 및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진료전담의사제 신설, PA 간호사 전환 활용, 진료 인센티브 등 대책을 추진 중이나 이러한 내부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 및 지자체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새 병원 건립사업 진행 상황은.

-새 병원 건립 사업은 2023년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고, 같은 해 11월 한 차례 사업계획 변경 신청을 했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1차 회의까지 마쳤으며 올해 상반기 중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기재부 2차 회의와 정책성 분석 최종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병원은 예타 통과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의 필수의료를 확충하고 지역 완결적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정책적 고려를 반영한다면 새 병원 건립은 반드시 예타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타를 통과하면 새 병원은 2단계에 걸쳐 신축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 계획이다. 1단계로 동관 건물을 2030년까지 완공한 후 2단계로 서관 건물을 2034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가능한 최대한 일정을 당겨서 조기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성과는.

-2024년은 의정 갈등으로 인해 병원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겪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거점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먼저, ‘Re:Branding Vision 2030’을 선언하며 새 비전과 3대 경영방침, 4대 핵심가치를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뿐만 아니라 개원 이래 최초로 완전 무분규 임금단체협상을 이끌어냈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환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경영진 워크 라운딩을 26회 진행해 병원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은 뉴스위크 ‘세계 최고 병원’에 선정됐다. 교육부 소관 기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경영평가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급성기 뇌졸중·중환자실 적정성 등 각종 평가에서도 1등급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호남·충청 최초로 장기이식 1천례를 달성하고 광주·전남 최초로 복강경 간 기증자 수술에 성공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의료 발전에 기여했다.

11월 이후에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 4차 참여기관에 선정돼 전문의 중심 및 중증 응급환자 중심 진료 체계를 강화하는 등 입원환자 중 적합 질환자 비중을 최대 70%까지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미래 의료 육성 방안 및 전략은.

-글로벌 메가 트렌드와 지역 의료 수요를 융합한 ‘차별화된 미래 의료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자 한다. ‘2050 메가 트렌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심혈관, 뇌졸중, 호흡기, 외상, 장기이식 등 5대 분야를 전략적 육성 영역으로 선정했다. 이는 전 세계 사망 원인의 약 5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9대 질병군(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과 지역사회 의료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 2년간 심혈관센터, 뇌졸중센터, 호흡기센터, 외상센터, 장기이식센터 등 5대 센터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 의료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 이를 통해 ‘기술과 의료의 융합’으로 지역사회 건강 수명 연장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겠다.

▲남은 임기 동안 병원의 핵심 운영 방안을 설명한다면.

-전문의료, 미래지향, 성과창출, 상호존중이라는 핵심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해 ‘지역 완결형 필수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각 병원의 특성화를 통한 의료 접근성 강화와 최상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겠다.

‘빛고을전남대병원 운영 개선사업’을 통해 기존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본원으로 이전해 보다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빛고을전남대병원은 임상교육훈련센터 및 특화된 건강검진증진센터로 탈바꿈 해 진료·교육·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

또 공공보건의료사업 조직의 집적화를 위해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광주광역치매센터, 광주시 공공보건의료사업단 등 전남대병원이 위·수탁 중인 공공보건사업 기능을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이전할 계획이며 코로나19 등 감염병 팬데믹 상황을 대비한 격리 공간 또한 확보해 지역사회 의료 안전망을 강화하겠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 권역책임의료기관 시설·장비 지원사업, 교육부 출연금 사업 등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진료역량 강화, 임상교육훈련센터 개소를 통한 핵심 의료인재 양성, 연구 중심병원 구축 등을 통해 국립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인 교육, 연구, 진료가 세계 최고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하겠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