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의회 갑질 동료 감싸고도 주민 앞에 설 수 있나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4월 23일(수) 19:26

광주 북구의회가 품위유지의무 위반 명목으로 징계에 회부된 모 의원에게 ‘공개 경고’를 의결했다. 앞서 외부인사로 구성된 윤리자문위원회가 ‘공개 사과, 출석정지 30일’이 적절하다고 권고했던 바.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존중은 고사하고 기능을 마비시키고 말았다. 윤리특별위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고 하지만 그 과정도 편향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발언권 요청, 반대 의견도 묵살됐다며 한 위원은 참담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특위가 비인격적인 욕설만 가지고 확정했어도 수위를 대폭 낮췄다며 공직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의회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의원은 사무국 직원에게 욕설을 일삼고 사적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 의혹을 샀다. 잊을만 하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북구의회다. 뼈아픈 반성,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사회에 물의를 빚어 신임을 저버린 동료를 감싸며 한없이 관대하다. 제대로 소명이 이뤄졌을지도 의문스럽다. 명백히 지위를 과시, 남용했으며, 윤리강령 위반에 해당한다. 상식의 문제고, 공정하지 못했다. 원칙에 따라 처리했어야 했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30년 지방의회는 숱하게 시민들의 공분을 사왔다. 전문성 부족은 차치하고 이권개입, 음주운전, 갑질, 막말, 성희롱 등이 연관 검색어가 됐다. 제 본분을 쉽게 망각하고 있다. 그동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주민 복리를 증진하는 성실한 의정 활동을 누차 다짐했으나 번번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자정 능력이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독점 정치의 지형이 지역 발전은 커녕 민주주의 퇴보를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도 오래다. 현행 자치법상 최고 단계인 제명 조치가 단지 문구로만 치부되는 현실이다. 셀프 제재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징계 수위를 세분화하고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허공에 맴돌고 있다.

과거에도 의원 일탈 행위에 대해 형식적인 징계로 마무리했다. 이번에도 그대로 구태를 답습했다. 나쁜 선례만 쌓이고 있다. 북구의회가 최소한의 품위란 게 있는가 묻는다. 주민들 앞에 떳떳이 설 수 있을까 자못 궁금해진다. 제발 각성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