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봄, 탱고음악과 만나다 카스타냐 탱고 콘서트, 3일 빛고을시민문화관 최명진 기자

2025년 05월 01일(목) 14:56

19세기 말 아르헨티나 항구 지역에서 태동한 ‘탱고’는 이주민들의 고독함, 향수 등이 투영된 음악으로, 단순한 예술을 넘어 정체성과 저항의 언어로도 상징된다. 외로움과 열정, 저항의 정서가 얽힌 삶의 언어이자 깊고 강렬한 선율이 지구 반대편 광주에서 울려 퍼진다.

탱고 전문 연주단체 카스타냐의 탱고 콘서트 ‘그해 봄날에’가 오는 3일 오후 6시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10년간 활동 후 귀국한 음악감독 김아람(바이올린)을 중심으로 조영훈(피아노), 김유성(더블베이스), 김종완(반도네온)으로 구성된 콰르텟의 정통 탱고 무대다.

곡에 얽힌 배경과 아르헨티나 문화, 그리고 광주의 역사적 맥락을 함께 엮어내는 구성은 관객들에게 흥미롭고 깊이 있는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1970-80년대 아르헨티나의 격동기를 반영한 탱고 작품들은 같은 시기 광주가 겪은 시대적 정서와도 맞닿아있다. 한국으로부터 30시간의 비행이 필요한 먼 땅, 아르헨티나. 그곳의 생생한 열정과 예술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광주 출신인 음악감독 김아람은 부에노스아이레스와 한국을 오가며 축적한 풍부한 무대 경험을 이번 공연에 고스란히 녹여낸다. 피아니스트 조영훈, 베이시스트 김유성, 반도네오니스트 김종완이 합류해 유려한 앙상블을 펼쳐 보인다.

이날 무대에선 1980년대 아르헨티나 정세와 문화를 탱고 언어로 풀어낸 ‘Generacion 80’ 곡으로 무대를 연다. 이어 불꽃 같은 리듬과 선율이 인상적인 ‘Pasion y Tango(열정과 탱고)’, 선과 악의 대립을 음악적으로 그려낸 탱고의 거장 피아졸라의 ‘Muerte del Angel(천사의 죽음)’, 영화 ‘여인의 향기’로 유명한 탱고 클래식 ‘Por una Cabeza(간발의 차이로)’, 피아졸라가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며 작곡한 ‘Adios Nonino(잘가요 아버지)’, 칠레 쿠데타를 다룬 프랑스 영화 OST ‘Il Pleut sur Santiago(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등 12곡을 선보인다.

한편 이번 공연은 광주문화재단과 광주시가 주관하는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티켓은 공연 한 시간 전 현장에서 배부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