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학교 행정업무 분리 과감하고 강력하게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5월 25일(일) 19:47

전남도교육청이 현장체험학습 등 23개 학교 업무를 교육지원청으로 대폭 이관한다. 7월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각급 학교는 비본질적인 행정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지난 3월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현장체험학습, 정보화 업무 지원, CCTV 설치·운영 관리, 어린이놀이시설 안전 점검, 특별교실 정비, 교과서 배부 등의 부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어 공문 처리 등의 과다한 일, 잡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사실 수업에만 참여할 수 없는 환경에 교사들이 힘겨워한지 오래다. 10명 중 9명 이상이 행정 업무량이 많아 시달리고, 이로 인해 수업과 학생 지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동료 교사, 관리자, 행정직, 공무직 등과 갈등을 겪는 것도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재편되면서 인공지능(AI) 기반 관리까지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도 만만찮다. 교권 침해로부터 방치돼 있다. 얼마 전 제주교육청 교사의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고, 체험학습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우까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게 목표가 돼버렸다. 사명감만 앞세워 일하기엔 버겁다. 현실적으로 급여 체계도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회의가 커지는 것이다.

더 늦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환영하는 바다. 교사들이 본업에 더 집중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기존의 시스템을 확 바꿔야 한다. 학교가 본연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해야 하는 것인데도 지금까지 그렇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미치는 악순환을 이제라도 끝내야 한다.

전남교육청은 앞으로 전남도의회와 협력해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된 조례 재정비 및 상위법률 개정 제안 등 현장 의견을 지속 반영할 방침이다. 행정 업무는 아예 분리시켜야 한다. 경감한다는 생각은 안일하다. 교사가 있어야 할 곳은 교단이다. 오롯이 교육 활동에 힘쓰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보다 과감하고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