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금호타이어 주민 피해 안일하게 대처해서야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5월 29일(목) 19:55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 이후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나 사측은 물론 관할 지자체 광산구도 책임 있는 조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광산구는 실질 경영주인 중국 더블스타에 조속한 정상화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반면 금호타이어는 현 시점에서 불이 난 공장으로 들어갈 수 없어 피해 규모를 산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하고 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두통, 어지럼증, 목 통증 등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연기와 분진 등 대기오염 분석 또한 뒷북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쳐 버렸다. 인적 피해가 1만 건을 넘어서 심각한 수준이지만 각자 스스로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보상받아야 하는 기막힌 현실이다. 실제로 광산구가 화재 완진 선언이 이뤄진 이후 시작한 블랙카본(검댕) 채취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 필요한 100-200g의 양을 확보못해 중단되고 말았다. 검은 연기를 직접 포집하는 것보단 정확도가 덜해도 먼지 형태로 떨어진 검댕의 성분을 통해 어떤 물질이 만들어졌는지 확인 가능한데, 수포로 돌아갔다.

광산구는 가동 중인 사업장 주변에 대한 확인이 아닌 전체 대기 환경 관리는 자치구 단위에서 하지 않는다며 선도적으로 확인에 나섰으나 업무를 계속하기 어렵게 됐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책임 회피에 다름없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측정해 공개한 대기상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도 그 유해성을 판단할 기준조차 명시안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 원인 규명 및 책임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의 고통은 커져가고 있다. 심지어 공장 근로자들이 광산구청을 항의 방문해 박병규 청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박 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광주공장 재투자나 이전 가능성은 작고, 명예퇴직·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발언해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한 것이다. 앞서 광산구는 금호타이어가 시민들이 겪는 불편과 요구에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입장문을 내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광주지역을 대표하는 사업장으로 제조업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조속하고 원만한 수습을 위해 금호타이어, 광산구가 전력을 다해도 부족할 판에 되레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조업 정상화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실질 노력을 재차 요청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