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신촌리 금동관’ 이야기…108년 만의 재조명 내달 27일까지 국립나주박물관 기획전 역사적 가치, 향후 연구 담아 총 4부 구성 3D 스캔 등 기술·연구로 유물 실체 규명 최명진 기자

2025년 06월 02일(월) 19:42

‘국보 신촌리 금동관, 새로운 관점’ 전시 전경(위)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대관 X-ray 사진. <국립나주박물관 제공>

발굴 당시 일본계 유물로 오해받았던 ‘신촌리 금동관’이 첨단 과학기술과 축적된 연구를 통해 백제와 마한문화권의 독자적 유산으로 새롭게 조명된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오는 7월27일까지 기획특별전 ‘국보 신촌리 금동관, 새로운 관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보 제295호 ‘신촌리 금동관’의 역사적 가치와 변화된 해석을 공유하는 자리다. 한반도에서 최초로 출토된 금동관이자 1997년 국보로 지정된 ‘나주 신촌리 금동관’의 역사적 가치와 향후 연구 방향을 조망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금동관에 대한 과학적 조사다. 나주박물관은 발굴 108년 만에 금동관 전면의 X-ray 촬영에 성공했으며, 정밀 3D 스캔을 통해 금동관의 구성 요소들을 고화질로 구현해 공개했다.

전시실 중앙에는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과 함께 금동신발, 장식대도가 함께 전시된다. 특히 금동관은 대관과 모관을 분리한 형태로 구성해 세부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금동관에 담긴 다양한 정보는 인포그래픽 등 시각화 자료를 통해 제공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금동관 발굴 이후 108년간의 연구 과정을 다룬다. 1917년 발굴 당시 일본 연구자들은 이를 ‘왜인’의 것으로 해석했는데, 이는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려는 조선총독부의 조사사업과 맞닿아 있다. 해방 이후 관련 자료의 축적과 학계 연구를 통해 금동관은 마한과 백제의 문화권 안에서 재해석됐다. 특히 대관은 기존 마한·백제 관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자적 양식을 지닌다.

2부는 신촌리 금동관과 삼국시대 주요 금동관의 비교를 통해 지역별 출토 관의 특징을 조명한다. 전시에서는 각 관의 출토 위치와 형식, 사용 맥락 등을 그래픽 자료로 시각화했다.

3부는 신촌리 금동관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11개 유적의 특징을 비교하며, 관련 껴묻거리와 영암 내동리 출토 금동관편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이를 통해 금동관 연구의 새로운 실마리를 제시한다.

4부는 최신 과학적 분석 결과를 소개한다. X-ray, 현미경 촬영을 통해 금동관의 내외부 구조와 유리구슬 안쪽까지 확인할 수 있으며, 금동관의 수리 흔적 또한 영상자료로 살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시실 한쪽에는 ‘시간을 넘어 마주한 영원한 빛’이라는 제목의 감상공간이 마련돼, 신촌리 금동관을 3분 내외의 영상으로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마한문화권의 대표 유산인 신촌리 금동관의 실체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