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주민 주권이 마을공동체도 구현돼야 한다 / 서순복 |
| 2025년 06월 04일(수) 1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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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여 동안 가슴졸인 긴장과 불안의 터널을 뚫고 드디어 새 정부가 들어선다. 새정부 앞에는 산적한 과제가 쌓여 있다. 주민자치 시민운동을 하는 필자로서는, 주민자치의 관점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몇 가지 소회를 적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국민이 주인이다. 대통령이나 장관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리인이요. 머슴이다. 위탁받은 권한을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만 한다. 마을에서도 주민주권이 실현돼야 한다. 자치단체장을 주민이 선거하지만, 자치단체장이 읍면동장을 임명할 때에도 복수의 승진후보자명부 중에서 주민이 선출하도록 하면 좋을 듯하다. 주민주권, 주민통제가 궁극적으로 구현돼야 한다.
특별법에 근거를 둔 주민자치회가 시범 실시된 지도 이미 10년이 지났다. 어떻게 시범 실시가 10년을 넘길 수 있을까? 1-2년, 아니 2-3년 실시해본 후 정책과 제도를 보완해서 확대 시행하는 것이 상례 아닌가? 광주는 96개 전 동(洞)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됐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부산 등 다른 도시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가 병존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자치회 근거법이 조속히 입법돼야 한다. 주민주권 실현을 위해 법과 제도에 기반해서 주민자치회 지원을 해 주민자치회가 명실상부하게 주민들의 민주의식과 시민의식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주민자치 의식의 성숙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식의 성숙이 기대만큼 안 되고, 숙성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관 주도로 주민자치를 이끌어갈 것이 아니라, 주민자치의 뿌리를 좀 더 튼튼하게 하려면 좀 더 민간 중심의 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민간 중심 민간 주도로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주도는 ‘리(里)’ 단위에서 ‘리’를 중심으로 주민자치 운영을 하는데 그 핵심은 마을 공동재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관(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안 받아도 되고, 경제적 자생력이 생길 수 있다. 마을공동체의 기금조성에 행정이 종잣돈을 부분적으로 도와주고 주민출자도 해 그 기금으로 마을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 주민자치회 출범 이후 인력 구성에서 청년들의 참여가 있었는데, 봉사를 하려고 했지만 회비까지 내야 해서 중도 사퇴했다는 말을 듣고 아쉬웠다. 주민자치회에서 플래카드 수거와 주차장관리 등 위탁사업을 하고 사회적 경제로 육아공동체 생활협동조합 등을 할 수도 있지만, 주민들이 내는 주민세의 일정부분을 주민자치회에 주는 것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마을공동체에서 신뢰와 연대라는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어야 한다.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 지방선거로 종종 공동체의 연대가 금이 가는데, 이를 극복할 정도로 주민들간의 신뢰와 소통이 절실하다. 물론 시간이 필요한 일이지만, 주민자치 역량이 커질 수 있도록 주민자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비상계엄과 내란으로 흉흉했던 6개월이 지났다. 국민이 주인이다. 이제는 국민주권과 주민주권이 마을공동체에서도 구현돼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