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순의 '문화터치']G-아레나, 광주 우치공원에 야외 공연장을 광주문화재단 전문위원 |
| 2025년 06월 09일(월) 19:29 |
|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외 음악축제로는 영국의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벨기에의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미국의 코첼라(Coachella) 등이 있다. 이들은 대형 야외 페스티벌로 하나의 국가 브랜드가 된지 오래되었다. 매년 수십만의 관객이 몰려들어 단순한 음악 이벤트를 넘어 지역 경제를 움직이고 도시를 세계에 알리는 힘이 되고 있다. 먼저 글래스톤베리를 보자. 9천여명의 인구를 가진 작은 소도시에서 1970년에 시작된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무려 20만명이다. 축제가 열리는 6월, 글래스톤베리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세계에서 가장 큰 노천에서 벌어지는 이 축제는 음악이 주요 장르이긴 하지만 서커스, 극, 코미디, 춤, 카바레 등 다양한 예술축제 현장으로 변한다.
벨기에의 투모로우랜드도 대단한 축제열기를 내뿜는다. 유럽의 작은 일렉트로닉 뮤직 행사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전설적인 페스티벌이 되었다. 미국의 코첼라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근처 코첼라 밸리에서 열리는 종합 음악 페스티벌이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빠르게 북미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잡은지 오래되었다. 대도시가 아닌 콜로라도 사막 위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다소 접근성이 좋지 않다. 그러나 그 점이 장점이기도 하다. 사막이라는 점 때문에 소음 민원 문제에서 매우 자유롭다. 도심의 페스티벌과 달리 새벽까지도 공연이 가능해 뮤직페스티벌로는 안성맞춤이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의 비트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보너스로 주어져 코첼라를 찾은 이들에게 눈호강을 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이쯤해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자. K-POP 아이돌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나라를 널리 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들을 제대로 수용할 아레나 공연장 하나가 없다. 또한 국내에서 자생적인 글로벌 음악축제 또한 아직 없다. 뮤직 페스티벌은 커녕, 3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공연장 역시 없는 실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K-POP의 심장부인 대한한국에는 ‘K-POP을 위한 무대’가 없는 것이다. 광주가 지금 나서야 할 이유다. 정식 대형 아레나가 들어서기 전까지의 공백을 메우고,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개방형 아레나 공연장’을 하루빨리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구조물 위주의 고정 공연장이 아닌, 자연 지형과 무대를 결합한 개방형 구조는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게 들면서도 수천 명, 수만명 규모의 관객 수용이 가능하다. 이미 세계적 축제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성공을 입증하지 않았는가.
최적지는 광주 북구 우치공원이다. 지형과 교통 여건, 시민 접근성이 뛰어나 공연장 입지로 손색이 없다. 더욱이 소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개방형 아레나 공연장은 빠르고 실현 가능한 문화정책이다. G-아레나, 개방형 야외공연장이 광주에 설립되면 K-POP, EDM, 워터밤, 대학연합회축제 등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예술축제를 수용할 수 있다. 문화예술도시 광주의 세계적인 브랜딩이 가능하며 경제적 효과까지 부수적으로 거둘 수 있다. 음악도시 광주, 축제도시 광주, 세계로 뻗는 K-POP의 또 다른 중심지 광주. 그 새로운 시작이 바로 광주 우치공원에서 펼쳐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