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비하 누리꾼 ‘벌금 3천만원’ 법원 “실형 대신 책임 비례 고액” 추모 방해·기본적 공감 결여 지적 안재영 기자

2025년 06월 24일(화) 20:18

1229 제주항공 참사 관련 언론 보도에 당시 유가족 대표를 ‘허위 비방’하는 댓글을 단 30대에게 고액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2단독 김연경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게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31일과 올해 1월1일 제주항공 참사 관련 언론 보도에 댓글로 박한신 당시 유가족협의회 대표를 2차례에 걸쳐 비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박 대표에 대해 댓글로 ‘유가족이 맞냐’, ‘민주당 당원’ 등을 게시했는데, 이는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제주항공 참사로 가장 많은 지역민이 희생된 광주에 거주하는 A씨에 대해 고액의 벌금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여러 양형 사유를 들었다.

김 부장판사는 “행복했어야 할 여행길에 허무하게 고귀한 생을 마감하게 된 여객기 참사의 피해자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과 고통에 공감하며 온 국민이 함께 애도하고 아파할 때 A씨는 허위임이 분명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들면서 피해자를 비난하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비록 게시글이 경멸적인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거명하며 이 사건을 정치화하려 한 의도가 명백하다”며 “이러한 범행은 고인들에 대한 추모를 방해하는 것이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공감조차 결여된 것으로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부장판사는 “참사 유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은 사실도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며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책임에 비례하는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