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구 공익소송 지원 조례 홍보부터 제대로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7월 09일(수) 19:20

광주 광산구는 2021년 공익소송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주민 고충을 해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송정 숲안애2차 아파트 보증사고, 첨단 중해마루힐 주차타워 상가 분양대금, 선운 해광샹그릴라 근저당 말소, 항공장애표시 등 부당이득금 등과 관련해 비용을 부담했다. 2023년 9월과 올해 4월 불법 등기 관련 국가배상 청구 지원 요청은 기각됐다.

공익소송 지원은 각종 법률 다툼에서 권리 보호와 구제를 위해 비용을 대는 게 목적이다. 조례에 따라 변호사 수임료 등 최대 1천만원이며, 대상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사건, 중요한 사회적 이익이 달려있는데도 법적 권리로 인정받지 못한 사건 등으로 규정했다. 위원회를 구성해 대상과 금액을 심의, 결정하고 패소 시 상대방에서 물어야 하는 금액도 범위에 포함했다.

시민 입장에서야 매우 유용하다. 경제적인 약자가 소송 비용에 위축돼 재판 청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이 강한 소송을 지원하고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수범 모델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활성화 여부는 의문이다. 광주에서는 광산구를 시작으로 최근 서구까지 포함해 5개 자치구 모두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12월 조례를 제정한 남구, 2023년 7월과 9월에 시작한 북구와 동구 모두 신청 건수가 전무한 실정이다. 최대 4년이 되도록 단 한 건도 없었다니, 의아스럽다.

좋은 취지에도 묻히고 있다. 홍보 미흡이 먼저 지적되고 있다. 성의 있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으로 전시성 행정, 단체장의 치적용에 그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제·사회 위기가 짙어지면서 공적, 사적으로 이해가 얽힌 갈등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공의 안녕에 반하는 경우라면 파장이 클텐데, 소송비 지원이 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주민들이 제도를 몰라서 유명무실하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홍보부터 강화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애초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게 녹록지 않았던 만큼 더 주목받고 있다. 돈 때문에 재판을 못하고 차별받지 말아야 한다. 실효성을 확보할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공익소송 비용 지원제가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