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에서 미술인으로 생존하기 / 주홍 |
| 2025년 07월 10일(목) 1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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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먹고 살고 있지?’ 각자도생의 시대에 그저 좋아서 예술의 길을 가게 된 우리 세대는 열정에만 기대어 성장했다. 선배들은 표현의 자유도 없어서 걸개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잡혀갔고, 감금되고 고문당하던 시절을 지나왔다. 친구들은 일일 노동자로 일하면서 미술재료를 사서 작업하던 시대를 살았다. 그러면서도 나라가 위급하면 횃불을 들고 촛불을 들고 저항한다. 나라에서 뭘 해 준것이 있다고! 참 이상한 광주시민들이고 광주의 예술가들이다. 남도의병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 6개월 동안 민주광장에서 빛의 혁명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이재명정부 한 달 만에 주권자의 위상을 찾고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느낌이다.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려면 현장의 예술가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신선하지 않은가? 고아처럼 버려진 예술계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나라를 구할 때만 나섰고 국가에 크게 요구해 본 적 없어서일까? 뉴스에 공권력을 사유화하는 사기꾼들이 설치는 꼴만 안봐도 살 것 같다.
‘예술인들에게 작업만 몰입하게 할 수는 없을까?’
첫째, 문화시설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문학관 등 각 분야 별 문화예술공간이 전국 평균에 턱없이 부족한 광주를 문화도시라 부를 수 있겠는가?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는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들어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된다. 그리고 광주시의 유휴공간들을 예술공간으로 전환해 활발하게 창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지속돼야 한다.
둘째, 예술 기획자들의 처우 개선이다. 기획자들의 아이디어나 실행력으로 창작자들의 무대가 만들어지고 전시가 이뤄지고 사람이 모이는 것이다. 관에서는 뛰어난 문화기획자들의 인건비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은 창작자들이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배경이 돼줘야 할 것이 아닌가? 흩어져서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을 잘 엮어서 전시나 공연, 영화, AI연계 예술프로그램 등으로 대중과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우리의 이야기와 예술을 세계로 알리며 교류를 하고 있는 기획자들에게 주목하고 지원해야 한다. 관과 예술인들 사이에서 일하는 기획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 창작자들의 무대가 만들어진다. 다양한 무대가 활발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 창작자들의 기본생계비 지원이 시급하다. 기본 생계비가 없어서 일일 노동자가 돼 본 작업에 몰입할 수 없는 창작자들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 20년 넘게 광주 화단에서 작업한 중견 화가들도 매달 100만원씩만 들어오면 작품을 한 점씩 제출하는 제도가 있다면 살 것 같다는 화가들이 많다. 이것이 현실이다.
넷째, 장애인 예술가들과 국가폭력 트라우마 예술에 대한 특별 지원이 필요하다. 광주가 인권도시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공동체 정신에 의지하고 있어서 공적 지원은 열악하다. 광주비엔날레에 아르브뤼 특별전이 지속적으로 함께 열린다면 인권도시답지 않은가! 전시무대가 세계적이니 저절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특별해 질 수 있다.
다섯째, 유튜브와 같은 접근성이 편리한 채널이 필요하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각 분야의 예술인들의 자료를 정리하고 정기적으로 자발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채널이 지속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새정부가 들어서고 죽어가는 문화예술계의 생태계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의 토론이 분분하다. 광주시가 갖고 있는 문화자산들, 광주비엔날레, 디자인비엔날레, 아시아문화전당, 미디어아트와 AI특화도시 등을 잘 활용하고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통 크게 요구할 때다.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은 너무 당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