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행정 우려되는 광주 남구 ‘살롱 드 사직’ 프로젝트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7월 14일(월) 19:00

광주 남구가 사직동 일대를 관광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역점 추진중인 ‘살롱 드 사직’ 프로젝트가 겉돌고 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건물 리모델링을 마쳤으나 운영자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청년살롱은 준공 6개월이 지난 뒤에 모집 절차에 들어갔고 아날로그사진관과 수장고·기념품판매장, 갤러리살롱은 위탁자 공모가 이뤄지지 않아 개관 시점이 불투명하다. 녹성상회는 설계 용역을 마친 뒤 2026년 3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테마형 문화 공간으로 살롱이 모습만 드러냈을 뿐이다. 남구는 각 위탁기관 선정과 관련 일정을 내부 검토를 거쳐 유동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하지만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장 구한다고 해도 내부 시설 정비 등으로 공식 오픈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린다. 굴뚝 없는 관광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는데, 주민과의 약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기획 의도는 훌륭하다. 살롱 드 사직은 시간우체국을 중심으로 도보로 10분 이내 장소에 6가지 종류의 살롱을 마련, 체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사직맨션 부근 통기타&국악살롱은 음악적 요소를 특화했으며 마을 축제, 주민 쉼터 등 다용도로 쓰인다. 시간우체국 맞은 편 아날로그사진관은 옛 추억을 되살린 기존의 건물이면서 내부를 최첨단 디지털 장비로 구성했다. 최부잣집과 통기타 거리 인근 수장고·기념품판매장은 탐방객이 가족을 위해 작성한 우편물과 사진 등의 물품도 함께 보관해준다. 근대문화 자원인 녹성상회는 인문학 공유 공간으로 거듭난다.

성공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제1호 결과물인 통기타&국악살롱은 전통을 활용한 문화적 가치를 창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테마를 가진 살롱 간 협업 체계를 통해 지역 공동체 중심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구상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 전문적 식견을 가진 위탁자로 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국비와 시·구비 등 총 45억3천여 만원 규모로 2023년 7월부터 시행 중이다. 각기의 특성과 활용 목적에 맞춰 모집에 나선 결과로 지연되는 사정이 있다고 하나 우려가 커졌다.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제대로 활용되지 않으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감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