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속된 전직 대통령 부부 국민들에 할 말도 없나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08월 13일(수) 18:23

대한민국 국격의 한없는 추락 앞에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배우자 김건희 여사까지 같은 시기에 구속된 헌정사상 최초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자본시장법 위반, 재보선·국회의원 선거 때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를 통해 부당한 청탁을 받은 알선수재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들었다.

김씨에 대한 수사 대상은 16개에 이른다. 모든 의혹의 정점에 선 인물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다수 기업에서 184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집사 게이트 등의 규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허위 이력 지적에 김씨는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후 ‘V0’라는 은어로 정·관가에서 회자되기까지 했다. 후진국에서 있을 만한 국정 개입으로 실세, 비선이라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난 4월 헌법재판소 파면으로 물러나기까지 갖가지 논란에 휘말렸다. 2023년 11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된 것은 부정부패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영장 심사에서도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고가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스모킹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됐다. 이들은 서울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에 각각 수용돼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출석 요구는 물론이고 체포영장 집행, 그리고 내란 재판 출석에도 연거푸 불응하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진정한 참회와 사과를 바라는 국민 염원에 반하는 행태다. 정치 보복이라고 강변하고 끝내 부인한다고 해도 결국에 국기 문란의 진실은 드러날 것이다. 사필귀정이다. 인과응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권력 사유화의 중대 범죄를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성역은 없다. 추종하거나 동조한 세력의 죄상까지 낱낱이 캐내 본보기 삼아야 한다.

‘몰랐다’. ‘아니다’. 뻔히 들통날 거짓말을 했다. 금품 수수만 보더라도 충격적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국민들은 착잡하다. 국가 정상화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