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독립군 후예들 “대한독립 만세” 재외동포청·광산구 주최·주관 고려인마을서 광복절 기념행사 봉오동전투 재현·음악회 ‘다채’ 안재영 기자

2025년 08월 17일(일) 20:03

광복 80주년을 맞은 지난 15일 광주 고려인마을 일대에서 ‘2025 역사를 이어가는 고려인마을’을 주제로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봉오동 전투 재현’. <광주 고려인마을 제공>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린 날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특별한 퍼포먼스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17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을 일대에서 ‘2025 역사를 이어가는 고려인마을’을 주제로 80주년 광복절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재외동포청과 광산구가 주최·주관한 행사는 봉오동 전투 재현으로 시작됐다.

봉오동 전투 재현은 1920년 만주 봉오동에서 홍범도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대패시킨 빛나는 항일독립 전쟁사를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23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대성여고, 경신여고, 광주서림교회, 월곡2동 통장단 등이 함께하며 고려인마을 골목을 물줄기와 비눗방울, 태극기로 물들였다.

파란색·붉은색 우비 차림으로 태극기와 비눗방울총 등을 손에 든 독립군들은 ‘대한독립만세’라고 크게 외친 후 일본군에게 나아갔다.

밀려오는 독립군에게 물줄기를 뿌려대던 일본군이 기세에 눌려 마을 밖으로 꽁지가 빠지게 도망치자 여느 때보다 큰 함성과 환호가 골목을 가득 메웠다.

재현 행사 후에는 홍범도 장군 흉상이 있는 다모아 어린이 공원에서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 청소년오케스트라, 아리랑가무단 주최로 음악회가 열렸다.

고려인마을 주민과 전문 예술가들은 함께 무대에 올라 ‘고려아리랑’ 등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광복의 기쁨과 의미를 전했다.

이 외에도 고려인마을에선 홍범도 장군 무드등·태극기 자게 열쇠고리 만들기, 독립운동가 인생네컷 촬영 등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운영됐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안겔라나(14)양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고려인인데, 독립군의 후예라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리랑가무단’ 공연팀으로 무대에 선 김 스베틀라나(63)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노래를 한국에서 부르니 꿈만 같다”며 “조상의 땅 한국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전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