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결산-④깜짝 스타]부진 속에서도, 새 희망이 피어났다 -오선우, 올 시즌 KIA 최고의 히트상품 -김호령, 변함없는 ‘호령존’ 존재감 과시…타격감도 눈부셔 -고종욱 ‘잇몸 야구’ 중심…뜨거운 6월 견인차 -성영탁, 무서운 신예 불펜투수…2026 시즌엔 더 보여준다 -김태형, 내년 시즌 선발진 개편의 핵심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2025년 10월 15일(수) 13:37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IA타이거즈 오선우, 김호령, 고종욱, 김태형, 성영탁 선수.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전 기사 - [KIA 2025결산-③수비]중심은 있었지만 균형은 무너졌다>
ㄴ http://www.kjdaily.com/1760421115665424255
<이전 기사 - [KIA 2025 결산-②타선]장타는 있지만…‘결정력’이 없었다>
ㄴ http://www.kjdaily.com/1759635569665118255
<이전 기사 - [KIA 2025결산-①투수]투수진 붕괴…‘막는 힘’이 사라졌다>
ㄴ http://www.kjdaily.com/1759802557665162255
------------------------------------------------------------------------------------

< KIA 2025 결산-깜짝 스타 편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은 리그 8위로 막을 내렸다.
디펜딩 챔피언의 기쁨은 추억으로 사라졌지만, 희망은 있었다.
팀 부진 속에서도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낸 ‘깜짝 스타’들이 있어서다.
오선우·김호령·고종욱(야수), 성영탁·김태형(투수)이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KIA의 최고 히트상품은 단연 오선우(29)다.
124경기에서 타율 0.265, 18홈런, 116안타.
생애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 3위에 올랐다.
2019년 2차 5라운드(50순위)로 입단한 그는 오랜 2군 생활 끝에 4월 1군에 콜업됐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월 타율 0.306, 5월에도 3할대를 유지하며 타선을 견인했다.
특히 6월에는 팀 타점 2위에 오르며 KIA의 반등을 이끌었다.
실력 뿐 아니라 수려한 외모까지 갖춰 여성 팬들의 호응도 뜨겁다.
체력과 변화구 약점만 보완한다면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내·외야를 넘나드는 멀티 포지션 능력은 공수의 옵션을 더해준다.
2026 시즌에 오선우가 빠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중견수 김호령(32)은 흔들리던 외야의 중심을 다시 세웠다.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된 포구로 ‘호령존’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보살 7개로 리그 1위를 기록하며 특유의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타격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였다.
시즌 타율 0.283은 데뷔 이후 커리어하이.
2루타와 도루 모두 팀 내 2위에 오르며 공수 양면에서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수비 전문’이 아닌 ‘공수겸장’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프로 11년차의 긴 백업생활을 뒤로하고 마침내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부상만 없다면 내년에도 외야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베테랑’ 고종욱(35)은 인생야구를 썼다.
6월 초 주전들의 이탈로 1군에 올라온 그는 곧바로 리드오프로서 공격의 시동을 걸었다.
6-7월 타율이 3할대를 웃돌았고, 출루율 0.317·득점권 타율 0.321로 꾸준한 생산성을 유지했다.
외야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수비 기여 지표인 종합 RAA(2.19)에서 팀 내 좌익수 1위다.
그가 합류한 6월부터 KIA의 반등세가 시작됐다.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한 달이었다.
‘함평 타이거즈’라 불린 잇몸 야구의 중심에는 그가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선 그라운드에서 매 순간 마지막처럼 뛰었다.
그의 진심이 팀의 온도를 바꿔놓았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아내를 향한 인터뷰는 팬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신인 불펜 성영탁(21)은 마운드의 신선한 바람이었다.
4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5, 3승 2패 7홀드.
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 ERA 3위의 기록이다.
숫자보다 인상적인 것은 신인답지 않은 배짱이다.
매 경기 자기 공을 던졌고, 2-3이닝을 유연하게 소화했다.
체력·멘탈·위기관리 모두 수준급이었다.
KIA 불펜 운용의 폭을 넓히고, 안정감을 키운 ‘보험 장치’다.
신인왕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은 당연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 2026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우완투수 김태형(19)은 시즌 막판 가장 눈에 띈 젊은 피였다.
150km 이상의 빠른 구속과 다양한 변화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범호 감독이 “내년 선발 경쟁에서 충분히 통할 카드”라 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숫자는 평범했지만, 내용은 그 이상이었다.
젊은 투수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경기 내내 흐름을 유지했다.
2026시즌 KIA 선발진 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 밖에 윤도현과 김석환도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윤도현은 공수 양면에서 주전으로 도약했고, 김석환은 뜨거운 방망이로 매서운 호랑이 발톱을 세웠다.
때로는 주전보다 강했고, 더 뜨거웠다.
팀 성적은 아쉬웠다. 그러나 올 시즌 KIA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무너지는 듯해도 꺼지지 않는 불씨,
그 중심에는 새 얼굴들과 베테랑의 헌신이 있었다.
그래서 팬들은, 다시 봄을 기다린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