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견리사의(見利思義) / 신춘우 |
| 2025년 10월 28일(화) 1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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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의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자(字)는 자로 또는 계로(季路)로 지금의 중국 산동성(山東省) 사수현(泗水縣)인 노(魯)나라 변읍(卞邑) 출신으로 공문십철(孔門十哲) 중 한 사람으로 공자의 사당에 배향돼 있다.
자로는 성격이 강직하고 용맹했으며 부모에 대한 효심이 깊었다고 한다. 자로는 공자보다 생년이 9년 늦어 공자의 제자 중 가장 연장자이면서 중심적인 인물로 제자라기보다 친한 친구이자 엄격한 비판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자로가 공자의 문하생 입문 초기에는 공자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등 공자의 정책에 비판적이었으나 점차 공자의 가르침을 받으며 교화되어 이후 헌신적으로 공자를 섬겼다고 한다.
자로는 공자가 고향인 노(魯)나라를 떠나 14년간 각국을 떠돌며 천하유세와 망명 생활을 할 때 끝까지 함께한 인물로, 이후 자로는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장환(長垣)인 위(衛)나라 포읍(蒲邑)의 행정 책임자인 읍재(邑宰)를 지냈다.
이런 자로를 공자는 “닳아빠진 솜옷을 걸치고 여우와 담비 가죽을 입은 사람과 함께 서 있어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자”라고 해 그의 꾸밈없고 소박한 인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일을 잘 헤아려 사리에 맞게 하는 것이 없다”고 해 성급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공자는 자로에 대해서 “성격이 거칠고 용맹스러운 일과 힘쓰는 일을 좋아하고 의지가 강하고 정직했다”라고 하면서 늘 그의 성급하고 거친 성정을 경계하게 했다고 한다.
이런 자로가 스승에게 ‘인간으로서의 완성(成人)’에 대한 질문을 하자 스승이자 오랜 벗으로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자왈(子曰), “약장무중지지(若臧武仲之知), 공작지불욕(公綽之不欲), 변장자지용(卞莊子之勇), 염구지예(�R求之藝), 문지이례악(文之以禮樂), 역가이위성인의(亦可以爲成人矣)”
장무중(臧武仲)의 지혜(知), 맹공작(孟公綽)의 청렴함(不欲), 변장자(卞莊子)의 용기(勇), 염구(�R求)의 재주(藝)의 예악(禮樂)으로 스스로 덕을 쌓으면(文之) 인간의 완성(成人)이라고 할 수 있다.
장무중은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의 대부(大夫)로 지혜롭기로 이름이 높아 성인(聖人)으로 불렸으며, 맹공작은 성품이 청렴결백해 공자의 중시를 받았으며, 변장자는 춘추시대 노나라 변읍의 대부로 제(齊)나라가 노나라를 침략하고 싶어도 변장자 때문에 감히 변읍을 지나갈 수 없었다고 할 정도로 용맹스러운 인물로 전해진다.
공자는 자로의 ‘인간으로서의 완성(成人)’대한 질문에 이어서 다음과 같이 답했는데, “하지만 오늘날 인간의 완성(今之成人子)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 게 뭐 있는가?(何必然)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見利思義), 위기에 처하면 목숨을 바칠 줄 알며(見危授命), 오래된 약속(久要)이라도 잊지 않는다면(不忘) 완성된 사람(成人)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잘 아는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 유래됐다. 즉 공자는 인간으로서 완성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으로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칠 용기가 있으며, 오래된 약속이라도 잊지 않고 지키는 사람을 완성된 사람이라고 한 것이다.
또한 견리사의 견위수명은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으로도 유명한데, 이 글귀는 안중근 의사가 여순 감옥에 투옥되어 있을 때 암울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쓴 글귀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민들 중 특히 많은 청년들이 인근 국가에 해외취업 사기와 관련해 납치, 감금, 고문 등의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많은 청년이 삶의 터전을 떠나 해외에서 그 중 상당수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점은 지역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정책과 청년고용 정책 등과 관련한 심각한 현재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캄보디아 범죄에 연루된 청년들 상당수는 비수도권 지역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왜 많은 비수도권 지역 청년들이 이처럼 지역을 떠나 해외 취업을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물론 일부 청년들은 사기 등 불법행위에 연루될 것을 알고도, 또는 아무런 전문 자격이나 기술도 없이 큰 돈을 벌수 있다는 욕심으로 출국을 강행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해서 사회의 선배로서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늦게 마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청년들이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가 위태로울 때 목숨을 바칠 용기를 갖추고, 오래된 약속이지만 결코 잊지 않고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사회의 어른들로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