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제34강)6. 천수송(天水訟) 中 “불영소사(초육), 불극송(구이), 식구덕 혹종왕사무성(육삼)” 동인선생

2025년 11월 06일(목) 17:15

천수송괘(訟卦) 초육의 효사는 ‘불영소사, 소유언 종길’(不永所事, 小有言 終吉)이다. 즉 ‘송사를 길게 하지 않으면 구설이나 시비 등 조금 말은 있으나 끝내서 길하다’는 뜻이다.

초효는 양위에 음효로 부정의 자리에 있고 음유부재(陰柔不才)의 효로 소송은 물론 여타의 일에 있어서도 밀고 나갈 힘과 재주가 없다. 이때는 올바른 자리가 아니어서 구설수나 시비가 일어난다. 부탁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한다. 소송을 하려고 시도하지도 말라. 손해만 볼 뿐이다.

초효는 항상 괘에서 나타나는 일의 시작이니 아직 소송(訟)하려는 일도 크지 않다. 소송하려는 자는 아직은 소송할 만큼 일이 심각하지 않고 그러한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 불만은 있지만 음효(陰爻)이니 관(官)에 호소하지 말고 중도에 멈출 수 있다. 그래서 ‘소송은 가히 오래 가지 않는다’고 해 ‘송불가장야’(訟不可長也)라 한다. 또한 ‘소유언’(小有言)이니 작은 말싸움이나 언쟁 정도로서 끝을 보려고 하지는 않으나 여기서 끝내면 길하다. 초변이면 태택(兌澤)이 되니 소언(小言)이다. ‘종길’(終吉)은 재판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끝내면 길하고, 재판까지 갔어도 여기서 끝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다투는 쟁론은 여기서 끝내는 것이 현명하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송괘 초육<<각주=하락이수(河洛理數), 세운(世運)에서 초육을 만나면 벼슬한 자는 반드시 헐뜯음을 만나되 변명치 않아도 밝혀진다(必遭讒謗 不辨而明/필조참방 불변이명/讒謗 참소할 참, 헐뜯을 방). 선비는 구설수가 조금 있으나 마침내 큰 탈은 없다(則小有言傷 而終無大害/칙소유언상 이종무대해). 서속은 시비가 있고 재앙과 송사가 일어나되 마침내 가히 펴짐을 획득한다(則有是非 起灾訟而終可獲伸/즉유시비 기재송이종가획신). 병자는 약이 아니라도 스스로 낫는다(有病者 不藥自愈/유병자 불약자유). 수흉자는 수명을 길게 연장하지 못한다(數凶者 壽不延永/수흉자 수불연영)>>을 얻으면, 이제 싸움, 송사의 시작이므로 화해하는 것이 방책이다. 솔로몬 판결에서 아이의 친엄마가 소송을 중단하고 아이를 포기한 경우와 같다. 추세로 보아 재판문제가 될 상황이지만 지금 물러나는 편이 좋다. 금전문제 등으로 구설수, 시비, 다툼이 일어나기 쉽고 해를 입을 수 있으니 지금 물러서야 한다.

불영소사(不永所事)의 의미에서 지금까지 해 왔던 일과 사업은 오랫동안 못하게 된다는 의미도 있어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둘 수도 있고 근무처나 직장을 떠날 수 있다.

사업, 지망, 취업, 전업 등은 자기에게 맞지 않은 일로서 실패하기 쉬우니 빨리 멈추는 것이 좋고 다른 방침을 정하는 것이 좋다. 기다리는 사람과 가출인은 아직은 올 기미가 없고 분실물은 타인의 손으로 들어가 찾기 힘들다. 잉태의 경우에는 무엇인가의 충동, 타격으로 모태(母胎)가 허약해져 불안하나 종길 무사(終吉 無事)하다. 병점에서는 외괘가 건천, 내괘가 변하여 태택이 되니 폐와 관련된 병으로 호흡곤란의 폐병, 늑막, 골절 등으로 오래가나 결국은 종길(終吉) 회복한다. 날씨는 비가 오고 흐린다.

‘취직 부탁에 대한 수락(受諾) 여하’의 ‘실점예’에서 입서해 송괘의 초효를 얻고 점고하기를 ‘효사에 불영소사(不永所事)라 했으니 오래된 것은 되지 않고 현재 부탁 받은 사람은 들어주지 않는다. 같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가능하고, 아니면 다른 곳을 알아보면 될 수 있다’고 했다. 역시 다른 곳을 찾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취직했다.

송괘 구이의 효사는 ‘불극송, 귀이포 기읍인삼백호, 무생’(不克訟, 歸而逋 其邑人三百戶, 无眚)이다. 즉 ‘송사에서 이기지 못하니 도망치듯이 돌아가 숨으면 읍인의 삼백호 사람들에게 재앙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효는 음위에 양효로 바르지 못한 사람으로 송사하기를 좋아하는 문제의 사나이다. 더욱이 구이는 쟁송의 주도자인 강건중정의 구오와 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적대적 관계가 돼 도움을 받지 못하니 송사를 이끌지 못하고 도망가 숨을 수 밖에 없다.

상전에서는 ‘소송에서 이길 수 없어 도망치듯 돌아와 숨는 것은 힘이 없는 사람이 힘 있는 사람과 소송하면 장차 환난이 닥칠 것은 마치 몸을 굽혀 떨어진 물건을 주어 담는 것과 같은 뻔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해 ‘불극송 귀포찬야 자하송상 환지철야’(不克訟 歸逋竄也 自下訟上 患至惙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아주 힘든 시기이다. 소송을 해본들 승산(勝算)이 없으니 소송을 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보다는 시간을 좀 더 두고서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구이는 송괘의 성괘주로서 단전에 강래이중득야(剛來而中得也)라 했고 송사를 걸어온 원고의 우두머리다. 구이와 구오는 모두 양효로서 적응(敵應)관계에 있어 구이는 구오를 상대로 송사하고 있으며, 구오는 건괘로 주괘주이고 강건중정(剛健中正)의 효로 일점의 비리(非理)가 없는 사람이다.

반면에 구이는 감수(坎水)의 험한 마음을 가진 효로서 중(中)이기는 하지만 부정이므로 구오와 송사해 봤자 이득이 없으니 빨리 포기하고 도망가서 마을 사람들이 사는(其邑人) 삼백호 속으로 숨으면 재앙을 받지 않는다(无眚).

‘삼백호’는 내괘 감수(坎水)의 삼효를 말하고, 감의 주효가 숨어서 구이가 변하면 곤(坤)이 돼 삼음효가 나오며 곤은 5, 10의 수로 대중(大衆), 호구(戶口)를 의미하고, 역경의 효사가 지어질 시기에는 읍은 삼백호 이상이었으니 삼백호라는 효사가 나왔다.

점사에서 입서해 구이<<각주=하락이수(河洛理數), 세운(世運)에서 구이를 만나면 벼슬한 자는 식읍의 영화가 있다(則有食邑之榮/즉유식읍지영). 선비는 보존하고 지켜야 헐뜯고 욕됨이 미치지 않는다(則保守而毁辱不逮/즉보수이훼욕불체). 서속은 집안 식구가 안녕하고 재앙이 없다(則戶口安寧而无眚/혹호구안녕이무생). 수흉자는 호혼으로 송사가 일며 심한 즉 쫓겨나고 달아나며 도망가서 돌아오기 힘들다(如元數凶者 主訟起戶婚 甚則逐竄流逃而難反者也/여원수흉자 주송기호혼 심즉축찬류도이난반자야)>를 얻으면, 다툼의 뜻이 더욱 강해지니 멈추려고 해도 자신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실패하고 만다. 길흉을 말하면 아주 흉한 상황에 놓여 형세에 맡겨두면 실패하게 되니 뜻과 의지를 바꿔 포기하는 것이 좋다.

송괘 구이를 얻은 당사자의 성격은 싸움, 모험 등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난을 당하고 왕따나 따돌림을 받기 쉬운 사람이다.

사업, 지망, 취업, 전업 등은 이뤄지지 않고 정신적인 타격을 입는다. 혼인 등도 결국 성사되지 않고 이성운 역시 좋지 않다. 기다리는 사람은 끝내 오지 않고 가출인은 숨어 버렸으며 분실물은 도둑맞았고 훔쳐가 버렸다. 병은 건(乾)이 막고 있어 소화불량, 설사에 시달리고 마비, 동통(疼痛), 울체(鬱滯) 등이며 지금 발병했으면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낫고, 이미 중독인 병은 거의 절망이다. 날씨는 비가 멈추고 흐린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연류돼 파면된 모 관리가 파면의 사유와 복직 가능 여하’의 ‘실점예’에서 구이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송괘 상괘 건(乾)은 공기로 위로 오르려 하고 하괘 수(水)는 아래로 내려오려 하니 서로 거스르는 상황이다. 아무리 정당하고 딱한 처지를 설명해도 상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더 이상 다투지 말고 온건하게 처신하면 본인을 비롯한 원래의 동료들도 그 사건에 다시 연좌되는 일이 없이 화를 면한다. 이를 효사에 ‘불극송 귀이포 기읍인삼백호 무생’이라 했고 상전에서 ‘귀이포찬야’(歸而逋竄也)라 했으니, 후일 다시 복직 임명될 것”이라고 해 역시 그러했다.

‘모인의 운기(運氣) 여하’의 ‘실점예’에서 구이를 얻고, ‘당자는 소송에서 이길 수 없고 운기가 거꾸로 흘려 왕따를 당하거나 외톨이로 친구가 없는 외로운 신세다. 혹 큰 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로부터 혼자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자연 치유됐다’고 말했다. 실은 즉 당자는 큰 교통사고를 당해 혼자만 살아 남았다(无眚)고 했다.

다른 ‘실점예’로 ‘어느 노인의 운세 여하’를 문점받아 송괘 구이를 득해 지괘가 천지비(天地否)괘로 변하자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송괘는 천수위행(天水違行)으로 조화를 얻지 못해 싸움이 일거나 불화하고 있는 상태이고 지괘가 비괘(否卦)로 막혀있고 통하지 못한 상황이다. 구이의 효사에 불극송 귀이포(不克訟 歸而逋)라 했으니 돌아가 도망갈 일도 있어 안 좋은 일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송의 호괘에 풍화가인(風火家人)이 먼저 보여 집안 일로 인한 싸움이 있다.

이를 오행역으로 판단해보면, 내괘 감수의 어려움의 주효가 자손효를 가지고 발동한 것으로 보아 집안의 자손으로 인한 갈등, 불화임을 알 수 있다.

이 노인의 자식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아들과 가까운 곳으로 시집간 딸이 있는데 이 경우 호괘 가인괘는 집안 사람으로 가까운 사람을 뜻하니 딸을 의미하며 딸에게 좋지 않는 일이 있다. 구이 효사를 살펴보면 ‘귀이포’(歸而逋)라 했으니 딸이 자식문제로 시집에서 친가로 돌아올 수 있거나 본괘, 지괘가 모두 위 아래가 막혀 있어 건강상 기혈이 불화해 재기불능에 빠져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시집 간 딸에게는 여자 아이가 있고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시집에 있는 것이 싫어 아이를 놔둔 채로 친정으로 돌아와 버린 것이다.

이를 사주명리학의 생극제화(生剋制化)의 이론으로 접근해 보면, 노인의 사주팔자의 일간을 중심으로 대운과 세운을 판단하고 육친 자식의 오행을 찾아 길흉을 살펴 이러한 추론을 해야 하나, 사실 명리학으로 이러한 판단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점이 역점의 신비이고 묘미가 아닌가 싶다.

송괘 육삼의 효사는 ‘식구덕, 정려 종길, 혹종왕사 무성’(食舊德, 貞厲 終吉, 或從王事 无成)이다. 즉 ‘옛 덕으로 먹고 산다. 이에 따라 바르면 위태하더라도 결국은 길하다. 혹 왕의 일에 종사하여도 공을 이룸은 없다’는 의미이다.

삼효는 양위에 음효로 음유부재해 유순하고 힘과 재주가 약하다. 독자적으로 소송할 능력도 없고 운명을 개척해 나가지 못한다. 오직 세습으로 받은 식읍에 의지해서 살아야 하고 혹 정사(政事)에 나아갈 지라도 성취도 없고 결국 헛된 일이다.

상전에서는 ‘옛 덕을 먹는다는 것은 윗사람을 따르는 것이 길하기 때문’이라고 해 ‘식구덕 종상길야’(食舊德 從上吉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종래의 지위 봉록에 안주해 지켜나가야 한다. 소송할 일은 있어도 소송할 기력조차 생기지 않는다.

옛 것과 관련된 일을 받아서 해 나가는 시기이다.

‘식구덕’이라는 의미는 ‘아버지가 벼슬해서 논을 유산으로 남겼으면 그것으로 잘 먹고 살아야 하니 다른 곳에 가서 논 사서 인삼 심어 장사하려 하면 안된다’는 의미로, 받은 것만 가지고 잘 지켜야 하고 더 사서 늘리려고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이것이 상전(象傳)에서 말한 ‘식구덕 종상길야’(食舊德 從上吉也)라는 뜻이다.

그러하니 육삼은 초육, 구이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자로서 옛 주인 밑에서 일하는 것이 좋고 다른 마음먹고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왕사무성’(王事无成)이라는 것은 자기가 잘한 공은 아무리 잘 해도 나타나지 않으니 나타내지도 말라는 뜻이다.

점사에서 입서해 송괘 육삼<<각주=하락이수(河洛理數), 세운(世運)에서 육삼을 만나면 벼슬한 자는 상직을 삼가 지켜라. 승진은 어렵다(則恪守常職 而難於刲除/즉각수상직 이난어규제/恪 삼갈 각, 刲 취할 규 刲除 규제 벼슬에 더 나아가 취함). 선비는 상분을 보전해야 떨어짐이 가하지 않다(則保全常分 而停降不可/즉보전상분 이정강불가). 서속은 항상 하는 일을 잃지 말아야 백난이 범치 않는다(則不失其常 而百難不犯/즉불실기상 이백난불범)을 얻으면 불평과 유혹이 많은 때로, 해고된 사람이나 이혼당한 부인은 옛 주인 밑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육삼은 스스로 성사시킬 일이 없으니 종래의 지위와 봉록을 잘 지켜야 한다.

옛일이 좋고 옛일로 돌아오는 것이 길하다.

더 사서 늘리거나 새로운 일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을 지키지 않고 마음을 움직이면 수난(水難)을 당할 우려가 있으니 가만히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안된다.

다소의 방해와 고충을 참고 견디면 오히려 나중에 길을 얻는다.

사업, 지망 등은 조상이나 아버지 또는 옛 주인이 하는 일을 따라서 하거나 옛 주인과 함께 하는 것은 좋지만, 그 밖의 일을 하거나 혼자하면 불가하다. 취업 등도 자기가 원래 했던 일이거나 원래 몸 담았던 회사나 집에서 겸손하게 추진하면 이뤄지나 새로운 일로 전업하면 안된다.

변괘가 천풍구(天風姤)이니 기다리는 사람은 뜻밖에 오고 가출인은 연고를 찾아 가서 편하게 살고 있으나 뜻밖에 돌아올 수가 있으며, 분실물은 생각지 못했던 곳에 떨어져 있거나 습득자로부터 돌려 받는다. 혼인은 변괘 하괘가 손풍이니 바람기가 있고 자주 바뀌며 이미 교섭이 있었던 것이라면 성사될 수 있으나 새로운 혼담은 안된다. 병은 이질, 장티푸스 등 유행성 전염병, 설사, 매독, 임병(淋病) 등으로 주의 깊은 치유가 필요하다. 날씨는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분다.

‘동료들은 모두 승진했으나 본인은 승진하지 못한 모인의 승진 여하’의 ‘실점예’에서 육삼을 얻고 말하기를, “송괘는 운기가 막혀 소원하는 바가 성취되지 않는 때이다. 육삼은 양위에 음효가 있어 음유부재(陰柔不才)하니 자신의 분수에 맞는 현재의 지위에 만족하고 승진이나 전근은 바라지 말아야 한다.‘식구덕’이라 했으니 지금은 현직에 변함없이 매진해 오히려 이직(離職)의 불행을 막아야 할 때이다. 아무리 승진을 바래도 ‘혹종왕사 무성’이라 했으니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동인선생 강좌개설안내]
○개설과목(2) : 명리사주학, 역경(매주 토, 일오전)
○기초 이론부터 최고 수준까지 직업전문가 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