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친수공원 등 무단 점유 광주서도 파크골프장 몸살 김종민 논설위원

2025년 11월 06일(목) 18:12

‘특정 공간을 장시간 점유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삼가 주세요’. 광주 선운지구 친수공원 내 설치된 현수막이 무색한 지경이다. 파크골프 동호회 측에서 잔디를 깎는 등 유지 관리하는 중이라고 한다. 1년에 2만원만 내면 계속 칠 수 있어 인근 사설보다 낫다고 자랑이다. 지금은 50-60명 정도씩 모인다. 하지만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단속에 손놓고 있다. 주민 1천명이 진정서를 내는 사태에 이르렀어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곳은 2012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황룡강 인근에 조성돼 일반 도시공원과 달리 하천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공원녹지법상 ‘허가를 받지 않는 불법 시설물’ 규정에 해당 안돼 사각지대로 변했다.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허울뿐인 계도에 나설 뿐이다. 4년 넘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자기 땅 마냥 쓰고 있다. 마땅히 규제해야 함에도 별 도리가 없는 실정이다. 주민들 원성이 폭발 직전에 달해서야 광산구는 광주시 및 광주환경공단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파크골프장 점거가 전국에서 빈발하고 있다. 하천과 강변, 산지, 심지어 도심 공원을 비롯한 국·공유지를 망라했다.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자원이 특정인의 사적 공간으로 전락했다. 임의로 울타리를 두르고 ‘그들 만의 세상’으로 배짱 영업을 일삼고 있다. 무법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현행 하천법상 불법 점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수긍하기 힘들다. 비슷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선운지구 친수공원 등 적합한 강제 조항을 마련해야 하겠다. 관련 법을 고쳐 미비한 기준을 만들고 이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언제까지 ‘단속 근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셈인가.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과 골프장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뜨거운 열풍이 불러온 폐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생색내기 식으로 지자체들이 나서 앞다퉈 무리하게 조성하고 주요한 성과로 치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국가 하천 내 상당수가 허가를 받지 않았고,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 무분별하게 확장됐다. 알고도 묵인해온 정황이 의심된다. 변상금 부과와 함께 즉각 철거하고, 원상복구해야 한다. 파크골프장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성업 중이지만 지자체 등 당국의 대응은 지지부진하다.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재차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