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개념 뇌건강 치과학 XX - 사랑은 존재를 꽃 피우는 연금술(1) / 강동완 |
| 2025년 11월 16일(일) 1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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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실을 증명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코로나19 시절, 사람들의 우울과 고립이 공기를 채울 때, 호접란 한 그루 역시 세상의 숨결을 닮은 듯 꽃을 멈췄다.
그러나 어느 날, 시인이자 화가인 한 분이 꽃에 말을 걸었다. “난아, 꽃을 피워보렴. 네가 꽃을 피우면 시를 써줄게.” 그 이후 그는 물을 주고, 다정한 눈빛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을 줬다. 인간의 마음과 꽃의 생리 사이에는 언어를 넘어선 공감의 진동이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어느 날, 두 개의 꽃봉오리가 생겼다.
며칠 후, 마침내 꽃이 피었다. 그 순간 그는 약속대로 ‘호접란의 꿈’이라는 시를 지어줬다. 그 후 다시 말했다. “너는 원래 다섯 송이를 피었잖니. 더 피우면 이번에는 그림으로 널 남길게.” 그 말이 전류처럼 통했을까, 꽃은 봉오리 세 개를 더 틔우며 피어나 마침내 다섯 송이를 만개해 냈다. 그리하여 탄생한 그림 ‘호접란의 꿈’은 무등갤러리에 전시된 후 선량한 평화운동가에 의해 구매돼 매주 월요일 니체 철학을 공부하는 카페 필로소피아(지도교수 성진기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 공부 방에 전시되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받은 존재만이 꽃을 피운다.”
호접란이 사람의 사랑에 반응해 꽃을 피운 것은 그 사랑이 가진 에너지의 진동수가 꽃의 생체 리듬과 공명했기 때문이다. 이때 인간의 뇌에서는 옥시토신, 세로토닌, 그리고 감마파의 안정된 리듬이 형성된다. 그 리듬은 다시 식물의 성장 조건에 영향을 준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뇌’가 만들어내는 생태적 깨달음이다.
즉 사랑이란, 특정한 신경 패턴으로 뇌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패턴은 외부 환경에 생리적 파동으로 번역돼 타 생명체에 감응을 일으킨다.
김춘수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의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 즉 존재를 인식하고 소환하는 의식의 빛은 상대방의 뇌에서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유대감 형성에 이바지하는 강력한 신경 언어이다.
염화시중의 미소는 가장 오래된 신경학적 은유로 전해진다.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 중 연꽃을 들여 보였을 때 오직 가섭만이 미소 지은 것은 부처의 의식을 언어적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그 의식의 진동에 동조한 것이다. 현대 신경과학은 이러한 직관적 공명을 뇌의 공명 현상으로 설명하며, 공감과 관련된 신경 네트워크가 활성화됐음을 시사 한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오늘날 진흙탕과 같은 온갖 욕망의 소음에 시달려 빈곤해진 마음이 미소의 공명으로 충만해진다.
미소는 뇌의 미러 뉴런(Mirror Neuron) 체계에서 출발하는 강력한 공명 회로이다. 상대의 미소를 보는 순간 우리의 구강안면 운동피질이 자신이 미소 지을 때와 같은 전기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미소와 자비심의 전달은 자신의 신경 패턴을 타자의 진동에 맞추고 그 리듬을 안정시켜 하나의 조화로운 생태계로 편입하려는 공명 능력을 조화시키는 과정이다.
호접란의 꿈과 김춘수 시인, 그리고 염화시중의 꽃은 시공을 초월해 공감을 통해 생명이 진화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 꽃은 언어 없이도 가르치고, 설명 없이도 치유의 힘을 갖는다. 한 송이 꽃이 피는 순간, 그것은 인간의 뇌 속에서 새로운 뇌가소성이 만들어지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뇌건강 치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입과 얼굴은 이러한 사랑의 연금술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공간이다. 미소를 짓고, 따뜻한 말을 건네고, 사랑을 표현하는 모든 행위가 바로 이 영역을 통해 이뤄진다. 건강한 구강은 단순히 기능적 완성을 넘어, 사랑을 전달하는 신성한 통로가 되는 것이다.
사랑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우리의 일상이 실험하는 궁극의 진리다. 오늘 당신이 누군가에게 건넬 사랑의 말 한마디, 미소가 어떤 꽃을 피울지, 그 꽃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지 상상해 보자.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