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가장 소박한 빛을 향한 시적 여정 전남주 시인 세 번째 시집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 출간 최명진 기자

2025년 11월 30일(일) 19:08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소박한 행복의 자리들을 비추며, 메마른 일상에 스며드는 작은 빛을 다시 발견하게 하는 시집이 발간됐다.

전남주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지식과감성#刊)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행운을 좇는 삶보다 풀잎 사이에 스며 있는 사소한 행복의 결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허리를 굽히지만, 시인은 그 곁의 흔한 세잎클로버에 시선을 되돌리며 ‘행운과 행복 중 무엇이 더 소중한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시인은 “우리말 부사어를 제목으로 한 시를 써보자는 생각에서 이번 작업을 시작했다”며 “시집 중 2부 17편은 모두 부사어를 제목으로 삼아, 흐름 속에서 포착되는 순간의 결을 드러내기 위한 실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시집을 ‘행복’이라는 단어를 다시 바라보는 여정이라 이야기한다. 반복적이고 사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이 자라며 넓어져 간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스스로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자기 이름을 ‘행복’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을 마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시집은 총 5부 구성으로, 각 부는 대표작의 제목을 따라 구성됐다.

1부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는 동심과 윤리적 질문을 담아낸 시인의 존재 선언이며, 2부 ‘망설이다가’는 부사어의 제목 아래 감정의 진폭과 여백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3부 ‘바람과 비’는 상처와 회복의 서사를, 4부 ‘물비늘 같은 사람’에서는 관계의 온기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으며, 마지막 5부 ‘거울 속 풍경’은 자아 성찰과 존재의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특히 표제작 ‘내 이름은 행복입니다’에 등장하는 ‘행운이 소중해! / 행복이 소중해!’라는 구절은, 희소성을 좇는 삶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충만함이 더욱 본질적임을 일깨운다.

한편 전남주 시인은 영암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전남대에서 국어교육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시절 은사 문병란 시인을 만나 시의 세계에 눈을 떴고, 2003년 문학예술지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현재 광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조선대부속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