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얼굴들에 투영된 우리시대 자화상 예술공간 집, ‘넛지 프로젝트’ 참여 작가 백상옥 개인전…내년 1월7일까지 최명진 기자

2025년 12월 22일(월) 18:21

‘모닥부류’

익명성과 개별성, 현실과 은유가 교차하는 조형언어로 동시대의 얼굴을 만들어온 백상옥 작가가 예술공간 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예술공간 집의 기획 프로그램 ‘넛지프로젝트’ 1회에 참여했던 작가를 다시 초대해, 이후 확장돼 온 작업 세계의 흐름과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전시에서는 2022년 프로젝트 첫 회에 참여했던 백 작가가 이후 구축해온 조형적 사유와 표현의 확장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조각을 중심으로 한 작가의 작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술 환경 속에서도 물성과 공간성, 조형적 사고를 기반으로 현대 사회의 풍경을 성실하게 재조직해 왔다.

작가 작업을 대표하는 상징적 모티프는 ‘신발을 쓴 얼굴’이다. 특정 개인을 지시하지 않는 이 인물 형상은 익명성을 유지한 채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보편적 초상을 담아내는 장치로 기능해 왔다.

작품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온 순간들을 하나의 ‘장면’으로 포착한다. 유쾌함과 씁쓸함이 공존하는 삶의 표정은 직설적이면서도 은유적인 조형 언어로 재구성되며, 현실의 아이러니 속을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감정과 맞닿는다.

이번 전시는 조각이라는 매체가 여전히 동시대의 삶을 유효하게 사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작가 개인의 내면적 고민과 사회적 시선이 어떻게 조형적 장면으로 구체화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백상옥 작가는 “오브제와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설명적이지 않다. 유쾌함과 씁쓸함이 교차하는 이 장면들이 어쩌면 웃고 싶었던, 혹은 웃을 수밖에 없었던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며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함께 공감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1월7일까지.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