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중부해역 해양지명 17건 새 정비…국립해양조사원, 31일 고시 해양지명,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2025년 12월 31일(수) 11:49

버릿돌초 : 지역 주민들이 옛날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때 이 바위에서 미역이 많이 나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하여 보리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인 ‘버리’를 따 ‘버리돌’로 부르고 있음

말머리돌초 : 지역주민들이 말의 머리 모양을 닮아 말머리돌이라고 부르고 있음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동해안 중부해역의 해양지명 사용 실태와 해저지형을 분석해 해양지명 17건을 새롭게 정비하고, 이를 31일 고시한다고 밝혔다.

해양지명은 바다에 존재하는 자연지형에 부여하는 표준화된 공식 명칭으로, 항해 안전을 위해 암초와 지형의 위치를 정확히 알리는 역할을 한다. 지명 제정 과정에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사용해 온 명칭과 지형의 형태, 역사적 배경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이번에 새롭게 제정된 지명 가운데는 포항 앞바다에 위치한 ‘버릿돌초’가 포함됐다. 이 암초는 과거 보릿고개 시절, 인근 주민들이 이곳에서 미역을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갔던 사연에서 유래해 ‘버릿돌’로 불려왔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러한 지역 구전을 반영해 공식 해양지명으로 ‘버릿돌초’를 제정했다.
※ ‘초(礁)’는 해수면 가까이에 발달해 항해에 위험이 될 수 있는 불규칙한 표면의 지형을 뜻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해양지명이 단순한 지리 표기를 넘어, 오랜 시간 해당 바다를 이용해 온 사람들의 삶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명 정비는 항해 안전 확보와 함께 해양 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의미도 지닌다는 것이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주민들이 인식하고 사용해 온 지명은 대부분 구전으로 전해져 시간이 흐를수록 유래를 알기 어려워진다”며 “과학적 해저지형 자료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명명을 추진해 해양지명의 문화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고시된 해양지명은 바다지도인 해도와 국립해양조사원 누리집 ‘개방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고시된 해양지명은 모두 1천250건에 이른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