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정읍 ‘대장금 마실길’ 강 같은 호수와 산, 마을이 그림처럼 다가오다 장갑수 |
| 2026년 09월 01일(화) 1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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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시작된 섬진강은 임실을 거쳐 순창과 곡성 구례 하동 땅을 적시며 흘러간다. 섬진강 상류에는 1928년 운암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댐이 축조됐다. 1965년 12월 운암댐 1.8㎞ 아래쪽에 섬진강댐이 건설되면서 운암댐은 수몰됐다.
섬진강댐 건설로 형성된 옥정호는 호수면적 대부분이 임실군에 속하지만 하류 쪽 일부는 정읍시 산내면이다. 오늘 걸으려고 하는 ‘대장금 마실길’도 정읍시 산내면에 속한 옥정호반을 따라 걷는 길이다. 대장금 마실길 출발지점인 황토마을로 들어선다.
황토마을을 지나 한 구비 돌아가니 난국정이라 불리는 정자가 기다리고 있다. 팔작지붕을 한 난국정은 길쭉한 잔디밭을 마당삼아 고즈넉하게 자리했다. 난국정 마루에 앉아있으니 나무 사이로 옥정호가 바라보인다. 옥정호를 지나온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매미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난국정은 섬진강에 운암댐이 축조된 해인 1928년 가을에 세워졌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정자를 짓고 일제강점기 호남지역 유림들이 봄 가을에 모여 국권을 회복하자는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1965년 섬진강댐 건설로 기존의 운암댐이 수몰되고 난국정 또한 수몰지역에 포함되자 정자를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봄에는 난초, 가을에는 국화로 뒤덮이는 산골풍경을 비유해 난국정(蘭菊亭)이라 불렀다고 한다.
난국정 앞에서 황토섬 방향으로 10m 정도 내려가면 옥정호와 함께 섬진강댐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옥정호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정호수 같은 느낌이 든다. 난국정 앞쪽 황토섬은 섬진강댐이 완공되면서 옥정호에 생긴 섬이다. 현재는 제방을 쌓아 황토마을과 연결돼 섬 아닌 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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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국정 아래 묘지 근처에 참나리가 집단으로 꽃을 피웠다. 하늘나리, 말나리, 하늘말나리, 중나리 등 여러 종류의 나리꽃 중에서 진짜 나리라는 뜻을 가진 참나리는 다른 나리에 비해 키가 크고 꽃도 아름답다. 호수를 바라보며 피어있는 참나리꽃이 옥정호의 여름을 더욱 아름답게 해준다.
난국정 입구로 올라와 황토마을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호수변에 자리한 황토마을에서는 섬진강 본류에 해당하는 옥정호 물줄기가 멀리까지 바라보인다. 이곳에서 바라본 옥정호는 호수라기보다는 거대한 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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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양쪽을 감싸고 있는 산줄기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호수의 폭이 넓지 않아서다.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이 호수위에 그림을 그려놓았다.
30번 국도를 만나기 전 오른쪽 임도로 들어선다. 임도 입구에서 ‘대장금 마실길’ 표지목이 길안내를 해준다. 대장금 마실길은 표지목을 지나 곧바로 왼쪽 오솔길로 들어선다. 길은 숲속 오솔길이다. 오솔길은 작은 너덜지대를 지나기도 하지만 울창한 숲이 주류를 이룬다.
숲길을 걷다보니 30번 국도가 옆에 와 있다. 30번 국도는 장금터널을 지나 산내면소재지 쪽으로 이어지고, 마실길은 장금산 비탈 임도를 따라서간다. 신흥리재로 이어지는 임도는 길이 잘 나있고, 주변에는 소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활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뤘다.
신흥리재(중곡)에 올라서니 바람골 가는 길과 난국정으로 가깝게 갈 수 있는 길이 나뉜다. 남쪽에서는 순창 회문산 북쪽 산줄기가 첩첩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바람골로 방향을 잡는다. 잠시 오르막길을 걷다가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활엽수가 이룬 숲이 시원하다.
경사진 계단을 내려가 바람골삼거리에 도착한다. 장금산 허리를 돌아가는 옛 30번 국도를 만난 것이다. 이 길은 조금 전 만난 장금터널이 뚫리기 전까지는 30번 국도로 이용됐던 도로였다. 30번 국도가 옮겨가고 난 후에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비포장 상태의 옛길이 됐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옛길은 옥정호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운치 있는 길이다.
고요한 길을 걷고 있으니 새와 매미가 자연음악을 연주해준다. 바람골삼거리에서 900m 쯤 걸었을까? 팔각정자가 기다리고 있다. 주변에 곧게 뻗는 적송들이 정자의 품격을 높여준다. 정자에 올라서니 순창군 쌍치면 쪽에서 흘러온 추령천이 옥정호로 합류하는 모습이 바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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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행정구역이 정읍시 산내면 장금리인데, 장금리라는 이름은 조선 중종 때 왕의 총애를 받았던 의녀 ‘장금’이 자랐던 마을에서 연유했다.
2003년 드라마 ‘대장금’이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의녀 장금이 온 국민에게 알려지게 됐다. ‘대장금 마실길’이라는 이름도 의녀 장금에서 비롯됐다.
장금산 정자에 앉아 있으니 몸과 마음이 이완된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일원이 된다. 한여름의 무더위도, 복잡한 세상살이도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다.
옛날 추령천 하류는 섬진강댐이 건설되면서 옥정호의 일부가 됐다. 대장금 마실길은 정자를 지나면서부터는 옥정호를 바라보면서 걷게 된다. 과거 추령천이 산자락을 굽이굽이 돌아 섬진강에 흘러들었던 그 물길을 따라 호수를 이루고 있어 지금도 강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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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처럼 느껴지는 호수와, 호수를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 호숫가에 자리한 마을들이 어울린 풍경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완만한 길을 걸으면서 바라보는 호수풍경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비포장 흙길은 점차 1차선 포장도로로 바뀌고 민가들이 한두 채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옥정호를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곳에는 펜션도 자리하고 있다. 농가주변 밭에는 대추나무가 많이 식재돼 있다. 주렁주렁 달려있는 대추가 풍성하게 느껴진다. 이곳 주민들은 대추를 많이 재배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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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령천 물줄기가 마지막 굽이를 돌아가는 지점에 황토섬이 자리했다. 추령천은 황토섬을 굽이돌아 섬진강과 만나고, 지금의 옥정호 본류와 만나게 된다. 이런 황토섬 입구에 난국정이 자리했다. 옥정호반에 자리한 장금산 둘레를 한 바퀴 돌아 출발지점에 도착한 것이다. 난국정은 여전히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대장금 마실길’은 정읍시 산내면의 옥정호반에 자리한 장금산 둘레를 걷는 길이다. 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옛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금은 호수로 바뀐 추령천과 섬진강, 주변의 산봉우리와 마을들이 어울린 풍경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코스 : 난국정→황토마을→중곡(신흥리재)→바람골→장금산 정자→난국정
※거리, 소요시간 : 5㎞, 2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난국정(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 1040-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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