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 기다림…‘시가 먼저 오자, 그림이 왔다’ 정미숙의 네 번째 시집 ‘기억 사이에 우리’ 발간 오복 기자 |
| 2026년 09월 20일(일) 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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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화가인 정미숙의 네 번째 시집 ‘기억 사이에 우리’(글나무)가 발간됐다. 이 책은 시와 함께 작가가 직접 그린 유화 80점을 한 권에 담은 그림시집이다.
정미숙에게 시와 그림은 별개의 작업이 아니다. 시를 쓰면서 떠오른 이미지와 감정을 그림으로 옮기고, 때로는 그림에서 시작된 마음을 시로 풀어낸다. 그는 이 같은 창작 과정을 ‘시가 먼저, 그림이 오다’라는 말로 설명했다.
책에는 사람과 자연, 지나온 시간과 그 속에서 쌓인 기억들이 담겼다. 유년의 추억과 가족, 이웃, 일상에서 만난 풍경, 감정 등은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시를 읽은 뒤 함께 수록된 그림을 바라보면 언어로 표현된 장면이 색과 형태로 다시 이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수록작 ‘봄날’에서는 겨울을 지나 다시 찾아온 봄을 삶의 희망과 위로를 전한다. 꽃과 새, 바람 등 자연의 모습을 통해 지친 마음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그렸다. ‘모란이 피는 날’에서는 늦게 피어나는 모란을 통해 기다림과 사랑, 시간이 지나도 남는 기억을 이야기한다.
이번 책은 작가가 25년 동안 문학과 회화를 오가며 이어온 작품들을 한데 모아 의미가 남다르다. 2000년 ‘시인정신’을 통해 등단한 그는 시를 쓰는 동시에 꾸준히 그림 작업을 이어왔다. 시집 ‘이카루스의 날개’, ‘등에 핀 꽃’을 펴냈으며 ‘이카루스 정미숙’ 시화전과 ‘홍익 감성 스토리’, ‘봄날의 길’, ‘푸른 세종’ 등의 전시를 꾸준히 열어왔다.
글로 미처 담지 못한 그리움과 기억은 그림이 되고, 그림 속 장면은 다시 시를 통해 이야기한다. 독자는 한 페이지에서 시를 읽고 그림을 바라보며 하나의 기억과 감정을 두 가지 작품으로 향유할 수 있다.
염창권 시인(광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는 정미숙 작가의 그림시집에 대해 “유년의 추억과 일상, 가족과 이웃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시와 그림 모두 삶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깊이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정미숙 시인은 “시는 삶의 숨결이었고 그림은 그 숨결이 머물러 피어난 또 하나의 언어였다”며 “이 그림시집의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에도 오래된 기억 하나가 조용히 깨어나고, 한 편의 시와 한 점의 그림이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따스한 빛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오복 기자
오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