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홈 >> 특집 >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귀천하신 날 봉하마을 비추던 그 별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4>노무현별을 아시나요

  • 입력날짜 : 2014. 05.27. 20:11
5월29일은 노무현별을 명명하고 선포한지 꼭 5주년 되는 날이다. ‘노무현별도 있나’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그동안 일반에게 알리지 않고, 지금까지 대학 강의자료로 사용해 왔다. 지금까지 광주를 비롯한 1천500여명의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심지어는 이태리, 이집트, 미국 등지에 있는 수강생들조차도 자세한 레포트를 제출해 왔다. 3학점짜리 ‘천문우주로의 초대’라는 강좌를 통해 노무현별에 대해 조사하고 소감을 더해 제출했으며, 지금까지 천문학을 공부하면서 노무현별에 대한 학습이 가장 감명 깊었다는 이야기, 그 별자리에 천문학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낼 정도로 많은 학습정보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두들 만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마지막 날, 국민장이 열린 2009년 5월29일 오후 7시께 TV에서 추모인파가 50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와 함께 노짱의 어린 손녀 모습이 오버랩되고, 그 당당했던 외침이 거침없이 방송됐다. 필자는 “민주주의도 좋지만 어떻게 저 어린 손녀를 두고 죽을 수 있는가”에 대한 감성적 사고와 맞닿아 그 손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없는가를 생각하게 됐다. 멍하게 집에 앉아서 가슴 아파하는 나의 뇌리에 이름도 모르는 저 맑은 눈동자의 어린 소녀에게 어떻게 할아버지를 기억하게 할까? 누구의 작용인지는 모르지만 갑자기 별이 떠올랐다.

이 감동의 현실 앞에서 연화장을 출발해 봉하마을을 향해 어두운 길을 달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넋을 위로하고, 그가 추구하는 민주주의와 통섭의 가치를 영원히 후세에게 교육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일생에 어울리는 별을 찾아 하늘에 남겨두는 것이 손녀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우리 세태에 각 정당과 사회단체에서 노무현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인정하고, 계승하겠다니 이를 기억케 하고 각 사회단체와 국민들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진 순간을 하늘에 새겨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해 희망의 씨를 하늘에 심어줘야 된다는 생각, 또한 죽음이 무엇인지, 왜 이 많은 사람들이 노랑풍선을 들고 나왔는지도 모르고 카메라 앞에서 V자 그리고 흔들어대는 철없는 손녀를 두고 어떻게 생을 버렸을까 하면서 노무현별을 찾기로 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 천문대가 있으니 그곳에서 관측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생각했다. 그 김해천문대는 김해시가 내려다보이는 산정에 마련된 것으로 김대중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것이다. 김해김씨 시조인 김수로왕이 알에서 태어난 전설의 모양을 형상화한 김해시의 명물이다.

나의 애제자 김운해군이 김해천문대에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필자는 바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의미있는 일로 노무현별을 하나 정해보자, 선정조건은 노무현 대통령의 소박한 정신과 서민적 정서를 포함하는, 너무 밝지 않는 2등성 정도, 너무 크지 않는 별자리이며, 지금까지 많이 알려진 것보다 작으면서 숨어있는 별자리로, 김해 봉화마을에서 이 시간대에 보여야 하고, 작고 아름다운 별이면 좋겠다. 천문학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소스가 많으면 더욱 좋겠지. 우리 서로 조사한 뒤 1시간 이내에 다시 통화하자.”

조사를 해보니 왕관자리 젬마벌이 가장 적격이었다. 필자는 다시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그래, 무슨 별이 좋겠더냐?”

“왕관자리 젬마별이 좋을 듯합니다.”

“그래, 우리가 광주와 김해에 있으면서도 의견이 일치했네, 매일 밤 보이는 북쪽에 있는 별보다 봉하에서 봄, 여름에 잘 보이는 왕관자리 젬마별이 좋겠다. 그에 딸린 신화도 마침 잘 어울려.”

“그러면, 이 시간부터 오늘이 가기 전에 노무현 별 촬영을 시작해 데이터화 하자.”

그리고 나는 덧붙였다. “아무리 구름이 끼었어도 오늘 하산하지 말고 날을 새어서라도 반드시 찍자. 5월 29일 밤 12시 이전에 반드시 김해천문대에서 찍는 사진이 의미가 있을 것이니 밤새도록 찍다보면 반드시 하늘이 열릴 때가 있을 것이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의 유골이 김해로 향해 고속도로를 이동 중이니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이 이 광경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오늘 찍어야 바로 명명한 그 시간 그 별을 찍게 되는 것이지….”

좀처럼 시간이 지나도 하늘은 열리지 않았고 하늘에서 가장 밝다는 1등성조차도 흐릿하게 보였다. 거의 포기할 상황이었다. 밤 11시20분, 갑자기 기적처럼 하늘이 열리고 약 30분간 5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2009년 5월 29일 밤 11시20분 ‘노무현별’ 촬영에 성공한 것이다. 필자가 이메일로 사진을 받은 시간이 12시가 넘었다.

이 별은 변광성이고 별의 온도도 10,000도 정도 되고, 절대등급이 0.18 등성이어서 우리가 볼 때보다 실제로는 더욱 밝은 별이다. 그래서 천문학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학습표준성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말하자면 이 별 하나만 열심히 공부하면 천문학을 공부하는데 주변의 모든 별들을 학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게 되는 것이다./담양 국제환경천문대장·조선대지구과학과 겸임교수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