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8일(월요일)
홈 >> 오피니언 > 남성숙칼럼

광주 때문에 경기·인천선거 졌다고? 아니다

  • 입력날짜 : 2014. 06.11. 20:10
6·4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여러 가지 평을 내놓고 있다. 이 중에 가장 기분 나쁜 총평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시장 선거에 몰입하면서 경기도와 인천에서 패배했다는 내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말 수도권의 패배 원인을 정말 광주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인가. 안철수 대표가 광주에 집중해서 인천·경기에서 졌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안철수 대표가 없었다면 어떻게 하려고 했는가. 그리고 광주는 늘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지역이란 얘기인가. 그것만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본다면 바로 그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한계다.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가 가져다준 정권심판의 호재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충청권과 부산의 표심을 보면 알 수 있다. 세월호 영령과 분노한 국민이 만들어준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성적표가 썩 맘에 들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불성실함 때문이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사즉생(死則生)의 자세로 싸우지 않았다. 당 대표 외에는 모두 구경꾼과 훈수꾼만 있었다. 내 지역 선거에 급급했던 국회의원들은 ‘희망의 새정치’를 말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지방선거에서 대패할 것이란 위기감에서 안철수 대표를 급하게 끌어들여 당을 새로 만들었지만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 이외에 아무런 선거 전략도 세우지 못했고, 제대로 된 정책도 내놓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대중의 분노가 폭발했는데도 범야권 중심으로 우뚝 서기는커녕 정권 대안세력으로서의 의연한 모습 역시 부재했다. 그리고 선거결과, 광주와 안철수 탓만 하고 있다.

그나마 새정치연합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패를 모면할 수 있었던 것은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찍을 수 없었던 분노한 민심이 작동했고 그 동안 지역에 뿌리 내려온 개별 후보들이 선전한 결과다. 이 시점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 결과를 안철수 책임론으로만 규정짓는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기회조차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난 세월호 사건에서 국민은 무엇보다 재난과 위기에 대처하는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깊었고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불통의 행태에 대한 실망이 컸다. 그리고 야당에 기대를 키웠다. 국민과 소통(疏通)하고 이를 통해 대통합(大統合)을 지향하는 야당의 통 큰 리더십을 기대했다.

그러나 선거별과를 보면 국민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냉혹한 경고를 한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처럼 지방선거 결과를 ‘안철수 책임론’으로 해석하고, 대안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뼈를 깎는 모색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민심을 외면하는 세력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이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교육감을 대거 선택하면서 왜 지자체장 선거에선 다른 모습을 보였는지 잘 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월호 사건이 아니었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정도 성과도 어림없었을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도 겸허히 분석해봐야 한다. 분노한 국민의 ‘분노투표’가 왜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미치지 못했는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계속 ‘안철수 대표의 윤장현 선택이 인천·경기 패인’이라는 논리에 갇혀 근본 문제를 성찰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본다. 야성을 버린 야당은 존재 이유가 불분명하다.

세월호 국면에서 국민은 야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가졌다. 애매모호한 전략이 주요 격전지에서 패배를 불러왔다고 본다. 새정치연합을 신뢰하거나 지지하지 않지만 어쩔수 없이 표를 준 이들의 입장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정부를 심판하지도, 그렇다고 분노를 맘껏 표출하지도 못하게 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무능과 무기력함 때문이다.

광주시민의 표는 늘 미래를 내다보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더 이상 인천·경기의 패배에 광주를 끌어들이지 말라. 여전히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진정한 해결책을 꺼내 놓을 생각이 없는 정당은 희망이 없다.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 안철수 대표를 끌어들여놓고도 안철수 대표를 잘 활용하지 못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모든 국회의원의 잘못이다. 선거과정에서 광주는 누가 승리하든 야당이 승리하는 곳이니까 내버려두라는 식의 광주 폄훼에 대해 광주시민은 불쾌하고 또 불쾌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사이익에만 지나치게 의지한 나머지 민심을 제대로 끌어안지 못한 제1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으로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편가르기하는 야당은 준엄한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된다.

선거 과정에서 광주가 불안하다고 난리쳤지만 광주의 전략공천자는 크게 이겼다. 주말에 안철수 대표가 세 번 내려온 것 때문에 이겼다고 보지 않는다. 늘 대의의 차원에서 큰 투표를 하는 광주 민심은 ‘새 정치와 지방개혁’을 선택했을 뿐이다.

민심은 항상 옳다. 다만, 이를 곡해하는 정치권이 문제다. 민심과 호흡을 함께하지 못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의 윤장현 선택’이 무엇을 말하는지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 ‘정의로운 광주’를 세우고자 한 광주의 표심은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에 ‘정의로운 야당’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