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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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새바위’ ‘칼바위’…신비로운 돌탑따라 五峯의 속살을 더듬다
키우리산악회와 함께 떠난 보성 오봉산

  • 입력날짜 : 2014. 07.15. 19:25
오봉산에서 바라 본 득량만과 득량 들판. 해무가 끼여 더욱 신비롭다. 작은
박종국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도 산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안부도 묻고, 얘기도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은 아닐까!

아무튼 여러 이유로 키우리산악회의 정기 산행일이 기다려진다. 지난 12일 오전 광주비엔날레주차장. 회원 36명이 안부 인사를 하고 목적지로 출발했다.

이날의 산행 목적지는 보성군 오봉산.

다소 생소한 산인데다 며칠 전 몽고를 다녀온 탓에 다른 때와 달리 몸이 다소 무거웠다.

그나마 산이 높지 않은데다 오후 6시께는 광주에 도착한다는 말을 믿고 산행에 나섰다.

일행은 보성 득량 남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듯 몸이 풀리지 않아 힘들었지만 20분정도 오르자 확 트인 바다가 보였다. 날씨가 다소 흐려 득량만이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모처럼 산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이다.

오봉산 정상에 선 회원들.
봉우리 다섯개가 모여 어우러진 산 오봉산. 바닷가 근처 독특하지 않는 평범한 산처럼 느껴지는데, 산 속으로 한발 한발 파고들면 작은 산이 어찌 이토록 신비스런 자연미를 갖추었을까! 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득량만과 득량들판, 바닷가의 해무가 매우 정겨웠다.

산행 초반 어려움을 잊고 산등선을 따라 걷는 산행에 ‘실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이기적인 생각도 잠시 제1봉은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신비한 돌탑이 나타나는 제2봉을 만났다.

옛날 온돌방의 구들장 돌로 쓰여 선조들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는 널찍하고 반듯 반듯한 돌들이 다양한 모양의 돌탑으로 변하여 우리를 반겨줬다. 계속 나타나는 돌탑을 보며, 저 커다란 탑들을 쌓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무슨 이유로, 무슨 공을 들이기 위해 쌓은 것일까? 어느 때 쌓은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오봉산에는 곳곳에 신비한 돌탑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돌탑의 경치 감상도 순간이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일행 모두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바다의 굴을 딸 때 사용하는 쇠로 만든 갈고리를 닮았다는 조새바위 앞에서 더위도 식힐 겸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재충전을 했다.

조새바위를 지나자 산등선은 왼편 낭떠러지 너머로 득량만 방조제와 비봉공룡공원이 위치한 마을이 편안함을 안겨줬다. 깎아지른 절벽을 올라야 정상에 갈 수 있듯, 아하!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 제 3봉이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더위에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눈으로 품은 풍광만은 너무 좋았다. 3봉 정상에서는 약간의 해풍이 불어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제 4봉으로 향하는 길은 양쪽이 숲으로 이어지는 그늘진 산책길이다. 저 멀리 오른편 해평저수지의 아름다움을 보며 제4봉으로 오르면서 여름 산행의 복병인 땅속에 사는 말벌집이 길 가운데서 발견돼 일행 모두 불안감 속에 조심히 통과했으나 결국 말벌에 회원 2명이 벌에 쐬어 큰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저기 야생화의 예쁜 자태와 절벽의 이끼도 지친 일행을 반갑게 맞아줬다. 드디어 땀에 젖어 지쳐있는 우리들 앞에 오봉산의 으뜸인 칼바위가 위용을 드러냈다. 30여m의 칼바위는 기묘하게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코브라로, 살모사로, 반월상의 칼로 보였다. 칼바위를 중심으로 주위에 둘러 쌓여 있는 바위들의 형세가 그만큼 비범했다.

오봉산의 으뜸 칼바위를 배경으로….
날카로운 칼날을 세워 놓고 병풍을 펼쳐놓은 듯 한 공간은 더위와 땀에 젖은 육체의 휴식과 마음의 편안함을 주는 듯 하다.

점심 식사 후 20여분을 더 가니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오봉산 정상이다. 해발 320m에 불과한 오봉산은 능선을 넘어 온데다 5개의 봉우리를 거쳐 온 탓에 1천m이상의 고봉처럼 느껴졌다. 이전에 올랐던 누군가에 의해 오봉산 정상 표지판에 새겨진 320m 글씨가 820m로 둔갑(?) 된 것이 산행이 만만치 않았음을 암시해 줬다. 일행은 정상에서 잠시 쉬며서 풍경을 감상했다. 저마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만큼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아름다웠다.

하산길에 만난 용추폭포. 그맑은 물에 발을 담그니 산행의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
일행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하산에 나섰다. 오봉산 정상에서 너덜경의 하산 길을 30여분 내려가자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우리를 반겨줬다. 이 골짜기의 막바지에 있는 10여m 높이 용추폭포가 아래는 넓은 소를, 양편과 앞에 바위벽으로 통속 같은 공간으로 아름다운 장관을 이뤘다. 모두 등산화를 벗고 계곡에 발을 담그니 신선놀음이다. 피로가 확 풀리는 듯 했다. 물이 워낙 맑고 차가운지라 좀처럼 자리를 뜰줄 몰랐다. 산에서 내려와 보성에서 해수 온천탕을 들렀던 탓에 산행 뒤끝도 깔끔했다.

/글=박종국 ㈜새롬 대표이사

/사진=이광호 광주매일신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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