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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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가슴에 간직할 영원한 선물
박종철 박사의 별 이야기 (12)원철스타를 아시나요

  • 입력날짜 : 2014. 07.29. 20:11
“박 선생, 원철스타를 아십니까?” “잘 모르겠는데요” “아니 천문학 하시는 분이 원철스타를 모르세요.” “네, 저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최초의 비행사는 ‘안창남’, 마라톤은 ‘손기정’, 하늘의 별은 ‘이원철’로 망국의 설움 속에 민족의 긍지를 드높이고 자부심을 가지고 불렀던 이름인데요. 천문학하시는 분이 왜 이원철을 모를까요?”

전남대 철학과 창립 멤버로 동국대와 원광대에서 근무한 후 75세때부터 천문대가 있는 병풍산 성암국제수련원에서 7년여를 필자와 함께 지내다가 1만여권의 장서를 영광군립도서관에 기증하고 인생을 정리하신 정종 선생님과의 삼인행(三人行) 대화 중 일부다.

三人行이면 必有我師(세명이 길을 걸으면 반드시 그 안에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시인 靑石 주기운 선생님과 철학자 정종 선생님, 그리고 천문학하는 필자와 노소동락의 숲길산책이었다.

주기운 선생님은 이 고장에서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시집을 발간했으며, 국정교과서에 실린 ‘비는 반드시 옵니다’라는 수필로 전국적인 명사된 인물이다. 필자와는 ‘별은 어둘수록 빛난다’ 라는 공동시집의 제목만을 정해 놓고 아쉽게도 세상을 뜨셨다.

정종 선생님은 오병문 전 교육부장관의 스승으로 ‘고뇌와 결단’이라는 단어를 철학적 화두로 삼아, “고뇌하지 않는 결단은 경거망동이고, 결단하지 않는 고뇌는 우유부단이며, 시와 철학은 <씨와 열매>처럼 철학적 근친관계, 시인과 철학자는 민중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설파했다.

정종 선생님의 따끔한 질책에 무안하기도 해 원철스타를 찾아봤다. 이원철은 망국의 지식인들이 지향점을 잃고 판단이 마비된 시기에 연희전문학교를 다녔다. 루퍼스 교수로부터 현대 천문학을 배웠고, 1922년 미국에 건너가 알비언 칼리지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미시간 주립대 대학원에서 ‘독수리자리의 에타성(星)의 대기운동’이라는 논문으로 1926년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 우리나라 최초로 미적분학을 강의했다.

교수생활은 일제 탄압정책으로 투옥됨으로써 끝났고, 광복과 더불어 설립된 중앙관상대의 초대 대장으로 재임했다. 지금은 기상청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관상대’라는 명칭이 사주 팔자 관상을 보는 곳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맥박이 뛰는 것처럼 주기성을 가지고 별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하는 맥동변광성에 대해 최초로 이학박사학위를 받아 오자 일제강점기 국민들은 이를 ‘원철스타’라 부르게 되었다.

여름철 많은 사람들이 보는 독수리자리, 우리도 국제화시대에 국제인으로서 탐구세계로 들어가 보자.

필자가 쓴 ‘지구과학사전’에는 독수리자리에 대한 신화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어린 소년 가니메데(Ganymede)는 트로이 언덕에서 독수리에게 납치당해 하늘에서 청춘의 여신 헤베(Hebe)를 대신해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일을 했는데 그 모습을 한 별자리가 바로 물병자리(Aquarius)이다. 특히, 독수리자리 에타별(η Aquilae)은 일제시대 한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준 하나의 쾌거로 ‘원철스타’로 알려진 맥동 변광성이다. 백조자리의 데네브(Deneb), 거문고자리의 직녀(Vega)와 독수리자리 견우(Altair))를 연결해 여름철 삼각형이라 일컫는다.”

여러분들이 요즘 저녁 9시께 여름철 밤하늘을 볼 수 있다면, 1등성으로 밝게 빛나는 여름철 삼각형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이원철 선생을 다시 생각해 자녀들에게 일러주면 그들은 잊지 못할 하늘의 선물을 평생 가슴속에 지니고 살게 될 것이다. /이학박사·담양 국제환경천문대장·조선대학교지구과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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