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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亞)전당에 꼭 필요한 것은 ‘너그러운 형님리더십’
본사 사장

  • 입력날짜 : 2015. 09.03. 19:37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주장도 많았고 비판도 많았다. 누군가는 우려했고 누군가는 큰 기대를 했다. 어쨌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4일, 오늘 개관한다. 전당 개관으로 광주가 천지개벽할지 섬 하나를 떠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로되, 일판은 벌어지고 말았다.

필자는 문화부 기자 때부터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지정되고 이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악쓰고 떼쓰고 부단히 주장하고 설득한 사람 중 하나로 개관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10년 가까이 사업을 진행한 끝에 하는 부분 개관인데다 ‘무엇을 채울 것인가’하는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서 마냥 축하만 해줄 수 없다.

자, 그러면, 어찌됐든, 개관하고 나서 내용물을 채워가야 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광주시민·전남도민은 어떤 자세로 바라보고 참여할 것인가. 정부가 운영하는 이 기관에 전라도사람들은 어떻게 융합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최근 김성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감독을 만나고 그 키포인트를 찾았다. 사실 이방인으로만 여겼던 그녀의 입에서 ‘광주가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얘기를 들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당차게 주장했다. ‘지금 지구촌 문화가 아시아로 몰리고 있는데 그 아시아의 문화중심은 광주가 돼야 하며 광주는 그 중심이 될만한 자격이 있다’고. 그러면서 그녀가 불쑥 대안으로 얘기한 것이 ‘너그러운 형님 리더십’이었다. 광주와 정부에 대고 한 얘기다.

‘너그러운 형님 리더십’이란 형님답게 너그럽게 품고 안으란 얘기다.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이라고 선언해봐야 인정해줄 사람 없다. 주인공이 되겠다고 남들을 들러리로 부른다면 누가 인정해주겠나. 일본이 돈을 쓰면서도 매번 문화이벤트에 실패하는 이유다.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판을 만들어줘야 한다. 형님이 되려면 내 것을 양보하고 아시아 사람들이 와서 잔치를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허브가 되겠다고 나를 중심에 놓고 주변에 들러리를 세우려면 아무도 서지 않는다.

우리의 현재는 말을 타고 달리는 기마병처럼 끊임없이 앞으로 내달린다. 화살로 상대방을 맞추려면 지금 있는 위치를 겨냥해선 안 된다. 상대방이 나아갈 앞쪽을 겨냥해서 화살을 쏴야 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 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아시아 예술의 미래 세대를 붙잡아야 한다.

지난 세기 서구만 바라봤던 아시아의 시선을 아시아 내부로 돌려 서로 바라보고 공유해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역사를 쓰는 구심점 역할을 광주가 해야 하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늘의 스타가 아닌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아시아 스타를 지원해야 주목 받는다.

자, 그러면, 광주가 너그럽게 품을 자세를 갖춘 다음에 이뤄져야 할 성공의 대전제 조건이 정부의 형님리더십이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동시대 예술의 허브’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3년, 5년, 7년 지속해야 한다. 정부가 인내심을 버린다면 문제가 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1년 해 놓고 성공한 사례는 없다. 광주에서 ‘특정 시기가 되면 최고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는 게 약속 돼야 한다.

그러려면 ‘너그러운 형님 리더십’이 필요하고 형님답게 약속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며 나무를 심었으면 거목이 될 때까지 10년 50년 100년 너그럽게 지켜봐야 한다.

정부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4일 개관함에 따라 문화를 비롯한 국내·외 경제·사회 부문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했다. 방문객 418만8천600명, 경제적 파급효과 2조936억원 등 아시아 ‘문화’ 결집으로 인한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운영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당 개관 이후부터 2017년까지 전당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람객 수는 총 418만8천600명이다.

올 연말까지 83만5천600명, 2016년 167만4천800명, 2017년엔 167만8천2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관람객들의 소비지출로 인한 생산파급효과는 6천666억원으로, 경제면에서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득유발효과는 1천346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2천명, 부가가치 유발효과 3천176억원, 수입유발효과 522억원, 세수유발효과 446억원 등이었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정말 이렇게 될까 싶다. 이 모든 것은 수치일 뿐이다. 정부가 약속한대로 5조 가량의 예산이 성실이 투입되고 필요한 조직과 인력이 다 갖춰져서 정상 운영될 때나 가능한 얘기다.

전당 개관으로 광주에 올 혜택으로 정부가 내세운 것 역시 ‘지역 도시 발전을 이루고 향후 새로운 문화경제도시모델을 창출,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 ‘광주와 전당을 국가 브랜드로 끌어올려,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 속 문화국가로 확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관에 맞춰 정부가 홍보하고 있는 전당 개관 이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질적 성장을 통해 국가브랜드, 상징이 될 것’이며 ‘문화를 통해 국가통합을 이루는 중요한 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거대한 목표가 광주로부터 시작되기 위해서는, 소위 국책 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에 대해, 정부가 애초 했던 약속을 꼭 이행할 때 가능하다.

전당이 개관 했다고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광주시는 시민의 저력을 믿고 자발적으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되 간섭하지 않으면서 시민의 문화역량을 성숙시켜 아시아를 넘어 지구촌 문화를 끌어안을 수 있는 형님리더십을 길러가야 한다.

정부도 말만 단군 이래 최대 문화국책사업이라 하지 말고 진정 아시아의 상징이 되도록 필요예산을 충분히 배려하는 너그러운 형님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는 꼭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ssnam48@kjdaily.com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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