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위로 함께한 미래세대…5·18 미래 밝다” [미래세대에 맡겨진 5·18](5·완)더 단단해진 디딤돌 오복 기자 |
| 2023년 05월 21일(일) 2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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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를 향한 광주시민들의 처절한 저항이자 투쟁이었던 5·18민주화운동의 43주년. 올해 광주에는 이념·지역·세대를 넘어 오월 정신을 계승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더불어 광주에서 43년 전 역사를 경험하지 않은 비경험세대를 대상으로 오월 정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 다양한 교육과 행사들을 마련, 5·18 미래를 위한 디딤돌을 한 층 더 단단히 했다는 평을 이끌었다.
특히 사죄하지 않고 숨을 거둔 5·18 가해자의 자손들이 용기를 내 사죄하면서 오랜 아픈 역사 속 화해와 용서라는 희망의 싹도 틔웠다.
다만, 5·18 단체 간 갈등과 헌법전문 수록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아쉬움을 남겼다.
◇미래세대 공감 이끌어낸 행사 다채
올해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어느 해보다 ‘청소년과 청년의 참여’, 즉 ‘미래세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역사 계승의 중요성과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역사배움사업과 체험행사 등이 다양하게 마련됐고, 이는 미래세대의 공감을 이끌었다.
또 경험세대와 비경험세대가 함께 어울려 5·18에 대해 공감하고 호흡할 수 있는 기념행사들이 이어지면서 미래세대의 5·18민주화운동 역사 계승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국화·세계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도 나왔다.
실제 올해 국립5·18민주묘지와 각종 5·18 행사에 전국의 청년세대들이 발걸음 했고, 일본·인도·미얀마·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올해 5·18은 청소년과 청년층이 함께 하는 행사들이 다수였고, 이들의 참배도 많았다”며 “내 아들과 손주 같은 이들이 우리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떠나보낸 자식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공감하고 기려주니 더없이 기뻤다. 앞으로 역사 계승 등 든든한 미래가 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해 자손들 사죄 ‘화해·용서’ 희망
올해에는 5·18 사죄와 이에 따른 화해 및 용서의 희망도 싹을 틔웠다.
1980년 5월 당시 군 통수권자로 끝내 최초 발포자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사망한 고(故)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5·18 대학살 주범은 할아버지(전두환), 내 삶 끝날 때까지 사죄할 것”이라며 전씨 일가 중 최초로 오월 영령 앞에 무릎 꿇었으며, 5·18 추모제에도 참석했다.
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도 광주를 찾아 참배하며 “늦더라도 반드시 아버지의 회고록을 바로잡겠다”고 고개 숙였다.
이처럼 5·18 학살의 주동자로 불렸던 이들의 자손들이 용기를 내 움직이면서 얼어붙었던 유족과 광주시민들의 마음에도 조금의 따뜻함이 스며들었고, 역사의 끝은 사죄와 화해·용서일 수 있다는 희망이 살아났다.
◇헌법전문 수록 등 해결 과제 여전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중 헌법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취임 직후인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해 헌법전문 수록 기대감을 키웠지만,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43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지만, 헌법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광주 지역사회는 높았던 기대만큼이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느꼈다.
다만, 정치권에서 5·18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광주시의원 등이 헌법전문 수록을 촉구하는 수많은 발언을 이어갔다.
시민들 역시 헌법전문 수록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5·18기념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3년 5·18 인식 조사’에 따르면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대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응답은 지난해보다 1.7% 상승한 70.8%로 집계됐다.
지난해 청소년 5·18 인식조사에서도 53.8%가 헌법전문 수록이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오월단체 간 갈등…소통·협치 필요
5·18 과제 중 하나는 광주지역 오월 단체 간 갈등의 봉합이다.
지역과 세대를 넘어 화합의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두 쪽난 오월 단체는 역사 계승을 해야 할 미래세대에 부정적 인식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 간 갈등은 5·18부상자회·공로자회와 특전사동지회회원 150여명이 용서와 화해를 내걸고 지난 2월19일 열었던 대국민공동선언식이 발단이 됐다.
하지만 시민과 단체들은 5·18 단체들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메시지는 광주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투쟁했던 자랑스러운 역사이지 특정 당사자나 단체의 역사가 아니다”며 “세대와 지역을 넘어선 화합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이때 43년간 밝히지 못했던 진상 규명에 집중하기 위해 소통과 협치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