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국회의원들 군공항 이전 갈등 ‘나 몰라라’ 姜시장·金지사, 민간·軍 무안 통합이전 원칙론적 공감대 무안군과 3자 대화 ‘만지작’…성사 여부 여전히 불투명 시·도의회도 측면 지원…국회의원들 역할·목소리만 실종 “특정 지역 문제 아닌 광역사안 거시적 접근해야” 여론↑ 김재정·박선강 기자

2023년 11월 26일(일) 20:05

사진=광주매일신문DB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역할 부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갈등의 주체인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 민간·군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에 원칙론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광주시-전남도-무안군 간 3자 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지역 국회의원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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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도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을 측면 지원하고 나선 만큼 특정 지역의 이해 관계가 아닌, 광역 사안인 공항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이 거시적 시각에서 적극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무안군에 3자 대화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하는 2차 공문을 전날 보냈다. 전남도는 지난 20일 3자 대화를 공식 제안한 뒤 무안군에 1차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무안군은 아직까지 3자 대화 참석 여부에 대한 공식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은 공항을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가면서도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의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내 3자 대화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강 시장은 지난 24일 간부회의 석상에서 “광주시의 입장이기도 하고 저의 소신이기도 한 군공항·민간공항·국제공항을 통합해 무안을 1천만명 공항시티로 만드는 것에 동의한다”며 “무안으로 민간공항을, 함평으로 군공항을 분리 이전하는 방식도 동의한다. 어떤 방식이든 모두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시장은 “서로 만나야 답이 보인다. 전남에서 3자간 대화가 우선이라고 했으니 가장 빠른 일정을 잡아 회동하기를 바란다”며 “(광주시) 군공항이전본부도 군공항 이전 문제의 신속한 논의를 위해 전남도와 협의해 대화 일정을 하루 빨리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21일 광주매일신문 ‘제10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종강식 특강에서도 “군공항, 민간공항이 둘 다 무안으로 가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라며 “군공항 이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양자간, 3자간, 다자간 등 어떤 형식의 대화 테이블에도 적극 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강 시장의 언급은 김영록 전남지사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민간·군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이전에 원칙적인 동의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함평이라는 돌출 변수가 발생하긴 했지만 양 시·도가 한 호흡으로 ‘무안’을 군공항 이전 최적지로 판단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광주시가 공을 들인 ‘함평 군공항 이전 카드’는 지난 21일 김영록 지사의 함평 도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상익 군수가 “군민 분열을 야기하면서까지 (군공항 유치 여론조사를) 강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사실상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시·도의회 역시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 이전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강수훈 광주시의원은 지난 8일 광주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도 실무 선에서 논의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시·도지사가 타협을 통해 대승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속도감있는 공항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도 지난 22일 김주웅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대표발의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촉구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건의안 발의에는 도의원 30여명이 이름을 함께 올렸다.

이처럼 광주·전남 지역사회의 여론이 무안 통합 이전을 향해 모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지역 국회의원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 문제의 핵심 당사자 중 한 명인 김산 무안군수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의 설득 작업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관련 움직임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산 군수의 입장 변화에 명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지역 정치권이 큰 흐름의 공조를 통해 갈등 조정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공항 문제가 단순히 무안이라는 특정 지역의 사안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냐”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마중물인 민간·군공항 이전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역할을 해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재정·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