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답게”…반려동물 장묘 서비스 주목

[펫코노미 시대]<6-完>펫 장례
동물장묘업 증가 추세…2024년 12월 기준 전국 77개소
전용 수의·관·유골함 제작, 추모비·봉안당 마련 등 다양
건강한 장례 문화 조성 必…“긍정적 순환구조 마련돼야”

정은솔 기자
2024년 12월 18일(수) 19:41
반려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이 화환으로 꾸며져 있다.<해피펫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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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반려인들이 늘면서 다양한 장례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증가하는 장례 수요를 뒷받침할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이 생을 마감하면 일반 쓰레기로 처리되거나 불법 매립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족처럼 여겼던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보내고자 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장묘시설이 다수의 반려인에게 유력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22년 최근 5년 이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체 처리를 위해 ‘장묘시설(업체)을 이용’했다는 응답이 300명으로 ‘주거지나 야산에 매장 또는 투기’했다는 응답(413명)에 이어 가장 많았다.

전국 동물장묘업 시설은 2020년 57개소, 2022년 65개소, 2024년 12월 기준 77개소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반려동물 장묘업은 단순히 사체를 처리해주는 것을 넘어 죽음을 추모하고 반려인들을 위로하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장묘시설에서는 화장(火葬)을 기본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수의, 관, 유골함 등을 제작하며 반려동물장례지도사가 마지막을 기리는 추모식을 진행한다. 반려인이 언제든 찾아와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인 봉안당도 마련돼있으며 유골로 만든 펜던트나 주얼리를 통해 일상 속에서 반려동물을 기억하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추모를 원하는 반려인들을 위해 유골을 섞은 흙에 식물을 심는 화분장(花盆葬)과 같은 친환경 장례 방식도 등장했다.

반려동물 장묘시설을 이용하는 반려인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장례 서비스 이용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업체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화장 서비스는 평균적으로 10만원-30만원 사이에서 시작하며 추가 서비스에 따라 비용이 늘어 1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시설 부족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전남에는 4개소의 장묘시설이 운영 중이지만, 광주에는 전용 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전남 지역의 한 동물 장묘업체 관계자는 “현재 광주에는 동물을 화장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려동물 장례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들의 절반 정도가 광주에서 올 정도로 많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비용 지원과 반려동물 장묘시설 확충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7월 ‘공설 동물 장묘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가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공공 장묘시설 설치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발전하는 만큼, 이를 지원할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며 긍정적인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성일 한국반려동물장례연구소 소장은 “국내 반려동물 장례 절차 비율은 40% 미만으로 대중적으로 이용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관심도는 높아지는 추세로, 사망 이전의 돌봄 산업과 사망 이후 펫로스 증후군을 완화하는 산업들이 함께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광주는 반려인구가 적지 않음에도 전남으로 원정 장례를 가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어 향후 5-10년 이내에는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시설이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장례 비용 지원 등 불법 매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나 지자체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며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이 다시 반려인이 되는 것을 꺼리지 않는 건강한 장례 문화가 조성돼, 펫 산업이 지속 성장하는 긍정적인 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은솔 기자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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