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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펫 푸드는 단순한 ‘사료’를 넘어 반려동물을 위한 정성스러운 ‘한 끼’로 진화하고 있다. 건강과 영양은 물론 반려동물의 기호까지 반영한 고급화된 먹거리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이에 따른 안전성 기준 강화와 명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 푸드 시장 규모는 2010년 4천154억원에서 연평균 12.8% 성장해 2022년 1조7천610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2028년에는 2조4천921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펫 푸드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반려동물의 수명 및 건강에 관심을 갖는 반려인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의 특성과 기호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능성, 유기농, 글루텐 프리 등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과 수제 간식, 케이크, 펫 오마카세 등 프리미엄 푸드도 주목을 받으면서 반려동물 먹거리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디저트와 간식이 요리의 개념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펫 푸드 전문가’도 등장했다. 펫 푸드 스타일리스트로도 불리는 이들은 반려동물의 영양학적 요구를 이해하고, 건강과 안전을 고려한 맞춤형 먹거리를 설계한다.

펫 푸드 전문가가 운영하는 광주 북구의 한 매장은 반려동물을 위한 케이크, 수제 간식 등을 판매한다. 특히 최근에는 케이크 주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매장 관계자는 “강아지 생일 기념이나 선물용으로 케이크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애견 유치원에서는 파티용 대형 케이크를 주문하기도 한다”며 “반려동물의 알레르기 반응을 고려한 주문이 많아지면서 케이크 시트나 크림, 재료 등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광주에 펫 케이크 매장이 하나, 둘 늘어 올해만 8개 매장이 새로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펫 전용 케이크는 일반 케이크보다 수요가 적긴 하지만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디자인과 레시피가 있다면 인기를 끈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의 간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원데이 클래스는 안전하고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 맞춤형 간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급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매장도 등장했다. 10만원을 웃도는 가격이지만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반려인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

대기업들도 펫 푸드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식품 회사는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와 나이에 따라 맞춤형 식사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펫 푸드 라인을 선보였다.

동물 단백질을 사용하지 않아 알레르기 반응 걱정 없이 급여가 가능한 곤충 단백질 펫 푸드도 등장했다. 반려동물의 관절, 눈, 피부,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대기업부터 소규모 업체까지 경쟁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정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하고 4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펫 푸드를 선정했다.

그러면서 가축용 사료와 구분한 펫 푸드의 분류, 표시, 영양 등에 대한 특화제도를 마련하고 원료의 안정성 평가와 원료 등록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농촌진흥청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내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을 설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방부제나 첨가물이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고양이 집단 폐사 사건에서 사료와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등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할만한 방안 마련은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기능성 펫 푸드의 효능 검증과 제조 성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동물의 대사를 고려한 충분한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신뢰 할만한 인증 제도 도입과 소비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희명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국내 펫 푸드 산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며 “펫 푸드는 사료(Feed)가 아닌 음식(Food)의 개념으로, 섭취 시 부작용이 없어야 하는데 사람과 동물의 대사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장기 복용 시 효과와 부작용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국내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한 1-3개월간의 급여 테스트를 통해 임상적으로 효능이 증명된 경우에만 관련 문구를 포장지나 광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특수목적 사료인 처방 사료는 효과성 입증이 필수적”이라며 “소비자는 유명인을 앞세운 광고에 의존해 구매하기보다 급여 테스트 등 과학적 데이터를 가진 제품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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