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30주년…‘전국화·세계화’ 녹록지 않다 [오월 44주년 시대적 과제]<4>5·18기념재단 주성학 기자 |
| 2024년 05월 15일(수) 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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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의 ‘전국화·세계화’에 박차를 가하려 하나, 현실이 녹록지 않아 이를 뒷받침 할 힘이 필요하다.
지난 1994년 공익법인으로 설립된 5·18기념재단은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며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회복 ▲배상 및 보상 ▲기념사업 등 5가지 활동에 목표를 뒀다.
지난 30년간 활동의 초점이 ‘1980년 5월’ 당시였다면, 앞으로는 ‘미래 세대’에 대한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게 기념재단의 목표다.
‘미래 세대’는 광주·전남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넘어 세계를 범위로 한다.
활동의 중심은 5·18민주화운동 비경험 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뿌리내리는 데 맞췄다. 이를 위해 기념재단은 5·18 관련 교육 자료 개발과 교육가 양성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훼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부산시 거주 초등학생이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 덕에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제보해 삭제 조치까지 이끌어 냈으나, 이와 유사한 게임 2개가 추가로 제작·유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대에 살면서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이에 국민적 인식을 함께하는 헌법전문에 오월 정신이 실려야만 계속되는 왜곡·폄훼를 근절하고 5·18민주화운동의 전국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지난 2017년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며 세간의 화두가 됐다.
취지에 공감하는 기념재단 역시 전국화의 ‘핵심 동력’이 될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위해 국회의원과 정부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필요성을 설파하는 등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년간 소리만 무성했을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정쟁(政爭)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게 냉정한 진단이다.
동력이 부족한 건 ‘세계화’ 역시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확인하고 숭고한 정신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5·18 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을 설립하겠다”며 공약을 내걸었다.
국민의힘도 지역 공약에서 “광주는 평화를 추구하는 피스메이커로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안정 의제를 이끄는 글로벌 거점이자 세계의 민주화 상징도시로서 경험을 전 인류와 공유·연대하는 중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5·18 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 필요성을 인정했다.
‘5·18국제포럼’, ‘공동학술대회’ 등을 통해 세계화의 ‘커멘드 센터’ 역할을 할 연구원은 현재 기념재단 산하에서 ‘5·18국제연구원’으로 시범 운영 중인데,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내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이 2027년 완공되면 이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운영 예산을 매년 삭감해 온 걸 감안하면, 건립 계획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기념재단의 설명이다.
실제 ‘5·18국제연구원’ 예산은 2023년 13억원에서 올해 9억1천만원으로 감액됐는데, 다음 해 예산은 이보다 줄어든 7억8천만원으로 편성됐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국제연구원’ 건립을 위한 계획서가 담긴 마스터플랜을 지난해 11월 행안부에 제출했으나 채택 여부에 대한 답조차 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7년 5월 전까지 완공 및 정식 운영에 들어가는 게 목표지만 현 상황에선 쉽지 않겠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념재단이 힘쓰려 하는 ‘전국화·세계화’를 위해선 지역사회를 넘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