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해체가 한달여 남은 가운데 조사 미흡과 오류 지적을 받은 개별보고서의 내용이 왜곡의 단초가 될 우려가 있어 광주·전남 지역사회가 대응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통합조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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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출범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의 해체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5·18조사위는 지난해 12월 공식 조사 활동을 종료했으며, 다음 달 26일 4년간의 활동이 담긴 종합보고서 제출을 끝으로 해체된다.

앞서 직권조사 17건에 대한 개별 조사보고서를 공개했으나 광주·전남 지역사회는 ‘부실 조사’를 지적하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부실 조사 평가의 이유론 ‘발포 경위 및 책임 소재’와 ‘암매장’ 등 핵심 조사 사안에 대해 ‘규명 불능’ 결정을 내린 게 꼽힌다.

‘군·경 피해’ 관련 보고서엔 사법부의 판결보다 후퇴한 조사 결과가 담겼고, 두 개의 조사보고서에 실린 ‘권용운 일병’ 사망에 대한 내용은 서로 충돌하기도 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등은 수정·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광주시의회,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 등도 여기에 뜻을 같이하며 5·18조사위를 압박했다.

결국 조사위는 지난달 ‘보고서 부실’을 인정하며 사과했으나 종합보고서 작성·제출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실제 수정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광주·전남 지역사회에선 정부에 조사위 해체 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과 함께 후속 대처 방안을 자체적으로 고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기념재단은 민변, 광주시의회,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종합보고서가 공개되면 분석할 계획이다.

분석을 바탕으로 기관·단체들은 5·18조사위의 내용 오류를 바로잡는 민간 차원의 종합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또 기념재단은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접근이 제한되는 국가기록원의 국가기록물로 남지 않고 일반인들의 열람이 가능하도록 광주시로 가져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기본조례안’이 통과되면서 5·18관련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위원회’의 설립이 가능해진 광주시도 광주시의회와 함께 후속 대처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에 의한 발포 경위 및 책임 소재 ▲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 ▲군에 의한 헬기사격 사건 등 진상규명 ▲집단학살, 희생자 암매장과 시신의 유기 및 그 유해의 발굴과 수습에 대한 사항 ▲5·18조사위의 진상규명 불능, 조사결과 미흡 결정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광주시 차원의 자체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모인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개별 조사보고서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여러 기관·단체들과 함께해 별도의 보고서를 마련, 왜곡되고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등의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5·18조사위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와 종합보고서 내용을 보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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