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 등 공약 불구 37년째 답보…22대 국회 책임 ‘막중’

[오월 44주년 시대적 과제]<5·완>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
근현대사 큰 획 3·1운동·4·19혁명 정신 명시 ‘대조’
‘원포인트 개헌’ 등 공회전…“여·야 시대적 사명 완수”

주성학 기자
2024년 05월 16일(목) 20:30
<이전 기사 - 창립 30주년…‘전국화·세계화’ 녹록지 않다>
http://kjdaily.com/1715772702630159005

<이전 기사 - 갈등에 고착…옛 적십자병원 등 활용·보전 ‘진전’ 시급>
http://kjdaily.com/1715512504629777005

<이전 기사 - 내달 26일 종합보고서 제출 후 해체…이후 대책 시급>
http://kjdaily.com/1715081689629281005

<이전 기사 - ‘함께’ 한다고는 했지만…갈길 먼 ‘하나되는 오월’>
http://kjdaily.com/1714994969629174005

위정자(爲政者)들이 너도나도 외쳤던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 텅 빈 메아리로 남지 않기 위해선 5·18민주화운동 44주년에 출범하는 제22대 국회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48년 5월10일 구성된 제헌국회의 손을 거쳐 같은 해 7월17일 공표된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과 본칙, 부칙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은 헌법의 제정 목적·과정과 국가적 질서 형성에 관한 지도 이념 등을 규정하고 있는 ‘공포문’으로, 본문(본칙·부칙) 앞에 있으나 그 일부분으로 인정된다.

특히 본문 내 개별 조문과 상호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하나의 통일된 가치체계를 형성하고 있어 헌법재판소도 규범적 효력을 인정하며 타 법률이 헌법전문에 위반되는 경우 무효라고 판단한다.

현재까지 9차례의 개헌을 거친 헌법의 전문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3·1운동과 4·19혁명의 정신이 새겨져 있다. 이 중 ‘4·19혁명의 민주이념 계승’은 박정희 정권의 1962년 12월26일 5차 개헌 때 처음으로 수록됐다. 이후 1980년 10월27일 전두환 정권이 8차 개헌을 하면서 4·19혁명은 헌법전문에서 빠졌다가 1987년 10월29일 9차 개헌을 통해 다시 담긴 이후 현재까지 유지돼 오고 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헌법전문에 실리면서 ‘4·19혁명의 민주이념 계승’은 국가적 원칙으로 유지돼 오고 있다.

오월 정신이 헌법전문에 실려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오월 영령들이 피흘린 5·18민주화운동 역시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항거한 4·19혁명이 갖는 민주이념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 5·18민주화운동은 국민적 인식을 함께하는 헌법전문에 수록되지 않아 끊임없는 왜곡·폄훼에 시달리고 있으며, 4·19혁명 사망자 등 관련자들이 국가유공자로 대우받는 것과 달리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은 그보단 처우가 낮다.

그동안 오월 당사자들은 물론, 광주·전남 지역사회는 정치권에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촉구해 왔다.

실제 9차 개헌이 있었던 1987년 당시 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의 헌법개정 시안 전문에는 ‘5·18 광주의거로 부당한 국가권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하는 국민의 권리를 극명히 했다…’는 내용이 담겨 광주·전남 지역민의 염원이 이뤄지는 듯 했으나, 최종 누락됐다.

그러다 2017년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국민적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당선 후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2018년 개헌안을 발의했으나, 당시 야당의 반대 등에 최종 무산됐다.

이후 21대 총선·20대 대선·22대 총선 등에 이르기까지 정치권에서는 너도나도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걸며 그 방법으로 ‘원포인트 개헌’을 외쳤으나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않아 헛된 약속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동 없는 외침에 국민들의 피로감도 심해져 가고 있다.

최근 5·18기념재단이 학술·연구조사전문기관인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일반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18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수록’에 대해 69.6%가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 43%·필요하다 26.6%)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70.8%보다 크게 떨어지진 않은 수치나, 앞선 조사에서 관련 문항에 대한 관심도가 나날이 높아졌던 것과 달리 하락한 걸 감안하면 낙관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오월 기관·단체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광주·전남 지역사회에서도 국민적 관심도가 더욱 하락하기 전 제22대 국회가 여·야 구분 없이 하나로 모여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란 시대적 사명에 대한 책임을 완수하길 바라고 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오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대해 수많은 정치인들이 약속했지만, 현주소를 보면 결국 정쟁의 용도로만 이용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지고한 역사인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이 헌법전문에 실려 후세대가 계승·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제22대 국회에서만큼은 여·야가 합심했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주성학 기자
주성학 기자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jdaily.com/1715859039630321005
프린트 시간 : 2024년 07월 17일 05:3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