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약국별로 천차만별인 비급여 의약품 가격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건강보험 요양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돼 100% 개인 비용이 들어가지만, 일부 의약품의 경우 가격이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나고, 심지어 가격표시제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일반 소비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하는 판매자가 약품에 가격표를 표시해 가격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의약품 가격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소비자의 보호와 공정한 거래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판매가격 표시 대상 품목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의약품이며, 판매가격의 표시는 개개의 용기 또는 포장에 소비자가 보기 쉽게 표시해야 하고 매년 관련 단체장은 의약품 가격 및 사후관리·감독과 가격표시 정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에 힘써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허점은 조제용 비급여 약값에 고시 의무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취재기자가 광주시 약국 20곳을 조사해본 결과, 비급여 전문의약품 중 하나인 탈모약(피나스테라이드성분 1mg)은 제품에 따라 이날 기준 1만7천원에서 최대 5만5천원까지 가격 차이를 보였다.

주기적으로 약을 처방받는다는 위모(34)씨는 “같은 약인데 약국마다 가격이 달라 아는 사람들끼리는 정보를 공유해 좀 더 저렴한 곳으로 간다”며 “일부 약국에서는 전화상으로는 가격을 알려줄 수 없다고 하거나 처방전을 가져와야 알려줄 수 있다는 약국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 씨는 “숙취해소제 같은 건 가격이 눈앞에 적혀져 있는데 탈모약 같은 건 가격표뿐만 아니라 처방전에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며 “탈모 관련 카페 같은데 들어가 보면 ‘약국별로 가격이 다르다’며 같은 약인데 비싸게 사는 경우도 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같은 성분의 약이라고 하더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가격 표시도 없어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민단체에서도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경실련 관계자는 “소비자 스스로가 치료하기 위해 돈이 들어가는 약값의 경우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가격표시가 없어 비교를 못 하는 것도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된 상황이라 볼 수 있다”며 “물론 약값을 결정하는 데 있어 임대료, 인건비 등 여러 요인이 고려된 부분이 있지만, 고가의 약들일수록 장기간 복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 단체나 약사회 단체 등이 협의를 통해 관련 위원회 등을 만들어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판매 약품에 대해 가격표시를 해야 하는 게 의무적으로 맞다”며 “다만 조제용 비급여 의약품의 경우 가격표시제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약국에서 의약품의 고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나 기타 준수사항에 대해서는 점검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주성학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