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8(목)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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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1전시실(들어서며)에서 만날 수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불레베즈웨 시와니 작가의 작품이다. 거대한 자연과 생태의 현장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 ‘바침’과 물·동굴·평야·산·숲에 깃든 영들을 상상하는 ‘영혼 강림’ 영상 설치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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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광륜’을 주제로 펼쳐지는 제2전시실에서는 팡록 술랍의 ‘광주 꽃 피우다’ 작품이 펼쳐진다. 작품들은 5·18과 연관된 집단적 저항과 연대, 애도의 순간들을 포착했다. 작가는 집단 목판 작업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과거의 투쟁을 현재의 투쟁과 연결하고 공명하게 할지 질문한다.
이와 함께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청각과 촉각, 후각으로 느낀 코끼리를 표현한 조형물을 재해석하고 실제 코끼리 크기로 대형화한 작품이다. 코가 사라진 코끼리 형상들은 전형성에 가려지거나 배제됐던 존재들을 드러내며 결핍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보여준다. 이는 세상을 인지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제3전시실 ‘조상의 목소리’에서는 압둘라예 코나테의 벽걸이 작품 ‘붉은 물방울’이 눈길을 끈다. 생명과 피의 색깔인 빨강은 권력, 그리고 부족의 희생과 예언력을 상징한다. 검정은 비옥함과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낸다. 이는 서아프리카 망데 민족의 고대 수렵복을 참조하며, 사헬 일대에서 벌어진 테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여성 원로작가인 베티 머플러의 ‘나라를 치유하다’ 작품은 1950년대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서 반복적으로 자행된 영국의 핵실험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피찬차차라 영토와 사람들을 치유한다.
‘일시적 주권’을 주제로 하는 제4전시실 중앙에는 거대한 원 형태의 12점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다. 장지아 작가의 ‘아름다운 도구들 3(브레이킹휠)’이다. 1950년대 사용된 마차, 전차 바퀴들을 수집해 깃털과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새롭게 재구성한 기구다. 노동 기구이자 고문도구였던 바퀴를 통해 효율과 가학이라는 양 극단의 요소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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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시실 내 과달루페 마라비야 작가의 ‘질병 투척기’는 중앙아메리카 곳곳에서 수집한 해부학 모형, 그리고 소라껍질, 징과 같은 악기를 포함한다. 그의 조각들은 ‘치유 기계’로 불리는데, 이는 치료 효과가 있는 진동음을 생성하면서 궁긍적으로 회복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제5전시실 ‘행성의 시간들’에서 압바스 아크하반은 설치 작품 ‘루프’를 선보인다. 작품은 특수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광주의 자갈과 돌을 사용해 조성된 인공 폭포다. ‘재현’의 개념을 재해석하는 설치 작품으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실재와 가상 사이 모호한 경계를 포착한다.
로버트 자우 런휘의 설치 작업 ‘강을 기억하고자 함’은 20세기 초 콘크리트 배수관으로 바뀐 고대 싱가포르 이름 없는 강의 지류가 품은 삶과 역사를 다룬다. 해당 강 근처에서 수집한 오브제들과 함께 선보이는 이 작품은 이 강을 통해 추적할 수 있는 복잡한 역사적, 환경적 층위를 드러낸다.
에밀리아 스카눌리터는 작품 ‘아이쿠알리아’를 통해 수년간 수집한 아마존 우림을 둘러싼 다양한 형태의 물에 대한 영상을 선보인다. 그의 프로젝트는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영상을 활용하며 선주민 신화, 냉전시대 군사 및 산업의 역사, 최첨단 과학 실험 등 다양한 주제를 콜라주한 결과물이다. 그가 촬영한 아마존의 환상적인 이미지들은 반사 필름으로 덮인 천장에 투영돼 현실과 신화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한편,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도슨트 프로그램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시마다 운영하며, 온라인을 통해 단체 20명 이상 접수 가능하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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