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당시 시민군 최후의 날을 기억하고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부활제가 지난 2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본 행사에 앞서 풍물단과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상여를 이끌고 행진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추모 행사가 부활제와 들불 7열사 합동 추모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일대에선 옛 전남도청에서 최후까지 싸우다 산화한 영령들을 기리는 부활제가 열렸다.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가 주최하고 부상자회와 유족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상여를 맨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등의 행렬로 시작됐다.

오후 5시 금남공원 앞에서부터 행진한 유공자들은 제사상이 마련된 5·18민중항쟁 알림탑에 도착하자 제례를 올렸다. 이후 참석자들의 헌화와 도청복원지킴이 오월어머니들의 합창이 이어졌다.

이날 부활제에는 지난 5·18 기념식 등 오월행사에 참석했던 고(故)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냈으며, 오월 영령에 추모·헌화한 뒤 “국민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할아버지의 명령 탓에 광주 시민들을 비참하게 죽였다”며 “가족을 대신해서 재차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부활제 본식에선 오월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며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성국 공로자회장은 “43년 전 이곳에서 산화한 영령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있을 수 있었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끝없는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해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도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정신을 헌법에 꼭 수록해 오월 정신을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열변했다.

부활제에 앞서 이날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선 들불야학 출신 7열사(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를 기리는 합동추모식이 개최됐다.

(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추모식은 추모 의례를 시작으로 들불열사 약력 소개, 추모사·추모시 낭독, 유가족 인사, 들불상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들불열사기념사업의 시작은 윤한봉 선생의 ‘영원히 꺼지지 않는 역사의 들불이 돼 열사들과 하나가 되자’는 한마디였다”며 “열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얻은 오늘날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29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고(故)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의 1주기 추모제가 엄수됐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가 주최하고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제에는 유가족들과 정동년 선생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등이 참석했다.

송선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은 “형님(故 정동년 이사장)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대동 세상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올해 5월은 의장님의 빈자리가 유독 크다”며 그의 부재를 슬퍼했다.

유족 대표로 참석한 故 정동년 이사장의 장남 정재헌씨는 미완의 현안,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 실현되도록 노력해달라고 간청했다.

/안재영·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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