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3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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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산골 할머니들 시집 출간 화제
1년 만에 두 번째 삶 따뜻한 이야기 담아
초등학교 문턱도 밟지 못했는데 한글 깨쳐

  • 입력날짜 : 2017. 12.07. 19:53
곡성군 입면 서봉탑동 마을 7명의 할머니들이 시집을 펴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곡성군 제공
곡성 산골에 사는 평범한 70-80대 할머니들이 시집을 냈다.

김막동, 김점순,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최영자 할머니 일곱명의 시인들이 박수를 받으며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지난해 ‘시(時)집살이’ 첫 번째 책을 낸 지, 1년 만에 두 번째 시집책을 펴냈다.

시골에서 깨·대추·고추 농사를 하는 70세부터 84세 사이의 할머니들이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정성껏 지은 시 18편이 실린 그림책은 ‘눈이 사뿐사뿐 오네’다.

곡성군에 따르면 지난 2일 입면 서봉탑동 마을에서 할머니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시집 ‘눈이 사뿐사뿐 오네’책을 출판하고 자축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탑동마을 고샅길은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 할머니들이 1년 동안 갈고 배운 실력을 책으로 펴낸 소식을 듣고 서울 등 도시에서 아들, 딸, 손자들이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축하를 해 줬다. 할머니가 직접 담벼락에 그린 그림과 시 글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김점순 할머니는 탑동마을에 시집 가는 날, 서럽고 먼 길에서 맞이한 첫 눈 내리는 풍경을 시낭송에 담아내 잔잔한 감동의 울림을 줬다.

할머니들은 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한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농사일로 피로가 쌓여 무거운 몸을 이끌고 수업에 참여했다. 초등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이들이 대다수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한글을 공부했다.

박점례(70) 할머니는 “이게 시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어려움을 느꼈는데 그림책이 나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고 할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해준다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곡성군과 전남 문화관광재단이 할머니들의 공부와 시집 출간을 지원했다.

유근기 군수는 축하말을 통해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연세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림과 시가 들어있는 책을 통해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할머니 시집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는 전남도 문화관광재단 공모사업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사업 지원을 받아 발간됐다.

/곡성=안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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