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2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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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박사의 책으로 세상읽기] 인문학적 감성으로 아픔 치유하다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민음사 1만6천원

  • 입력날짜 : 2018. 03.04. 19:00
새삼스럽지만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그저 참고 사는 것이 절대 미덕이 아니다. 사람들은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고 꽁꽁 숨기고 있다. 포커페이스를 암묵적으로 강요받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분노와 슬픈 얼굴을 애써 감추고 미소 띤 얼굴들로 가득하다. 다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실상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있다.

정여울 작가는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라는 작품을 쓴 이유에 대해 “우리가 괜찮다고 말하는 동안 놓쳐 버린 아픔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당신이 억압한 감정들이 언젠가 상처의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더 아프게 찌르기 전에, 늘 괜찮다고 말하며 자신의 아픔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애틋한 공감의 편지”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 심리학에 관심을 가졌다는 저자는 심리적 관점으로 문학을 바라보고 있다.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통해서는 비록 슬픈 결말의 소설이지만 읽는 동안 상처가 조금씩 치유가 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진정한 치유란, 무작정 해피엔딩을 추구하기 보다는 행복을 향한 오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에서는 감정을 무작정 감추고, 밀어내고 억누를수록 언젠가 반드시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온다. 감정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제때 해소해야 한다.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에서는 가장 어둡고 아픈 그림자를 자신의 친구로 만드는 것, 그림자의 어둠조차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 그것이 우리의 내면을 강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에서는 자신의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기보다는 이해와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란다. 조지 버나드 쇼는 현대여성들에게 결코 자신의 피그말리온과는 결혼하지 말라고, 현대의 갈라테이아는 결코 피그말리온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과 깊은 교감을 나눠야 한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는 우월감에 도취되면 삶의 진실을 듣지 못한다. 점점 추악하게 변해 가는 초상화가 바로 내면의 그림자다. 자신의 그림자를 돌보는 것이 멋진 인생의 출발점이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명예’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분노의 감정이 닥쳐올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 그 감정의 격랑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냉정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아주 천천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강인하며, 냉철한 존재다.

캐서린 맨스필든의 ‘가든파티’에서는 당신의 나쁜 트라우마에 얽힌 깊은 마음의 비밀을 인식할 때, 내면은 성장한다. 트라우마는 일상의 방해물이지만 내적 성장을 위한 빛과 소금이다. 나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새롭게 창조한다.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서는 사람의 외모를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내면의 거울로 마음을 자주 비춰봐야 한다.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닦고 또 닦아 어색하게 반짝이는 구두가 아니라, 복면을 써도 끝내 감춰지지 않는 해맑은 눈빛이다.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에서는 그 누구도 대신 살아 줄 수 없는 것이 내 인생이다. 고통도 내면의 성장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강인한 사람이다.

페니 플래그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에서는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트라우마다.

심리적 유전자의 밑그림이 될 수는 있지만, 결코 완성된 그림이 되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트라우마가 그림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구도나 색채가 되지 않도록 막아 내는 것, 그것이 자기 치유의 노력이고 더 나은 삶을 살려는 끈질긴 자유의지다.

문학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나에게 인문학은 자격지심과 콤플렉스로 가득한 마음을 잡아주는 길잡이었다. 고달픈 일상 속 책 읽기는 심리적 위안이 됐다. 우리는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기 보다는 적절한 표현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자신의 상처를 민낯으로 드러낼 때 올바른 치유가 될 것이다./도시·지역개발학 박사


도시·지역개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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