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7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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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 선생의 역경 강좌] (65) 육십사괘 해설 : 12. 천지비(天地否) 上
“비지비인 불리군자정 대왕소래”
〈否之匪人 不利君子貞 大往小來〉

  • 입력날짜 : 2018. 03.05. 19:11
역경의 열두 번째 괘는 천지비(天地否)다. ‘이제 태괘(泰卦)의 좋은 시절이 다 가고 만사가 막힐 때니 비괘(否卦)’라 했다. ‘비’(否)는 ‘막히다.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입구 위에 아니 부(不)가 있어 말하기 곤란하다, 말하기 어렵다, 말이 아니다, 입을 막는다, 입에 뚜껑을 덮다, 입이 열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괘는 앞의 태괘와 정반대이고 하괘를 상괘로 올리면 즉, 역위생괘(易位生卦)하면 비괘가 된다.

상괘의 하늘과 하괘의 땅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하늘은 위로 오르려고만 하고 땅을 아래로 내려오려고만 하니 서로 교류와 순환이 안돼 막혔다 해서 비괘(否卦)라 하고 모든 것이 막히고 통하지 않은 때다. 그러니까 비괘와 태괘는 소장(消長), 통색(通塞)의 양극면이고 표리(表裏)와 빈주(賓主)의 양면이다. 빈주법(賓主法)으로 보면 내 쪽에서는 비괘이나 상대 쪽에서 보면 태괘이고, 내 쪽에서 태괘이면 상대 쪽에서는 비괘가 되니 태의 때가 다하면 비로 돌아오고, 비의 때가 끝나면 태로 돌아오니 양괘는 소장 순환과 표리의 관계에 있다. 64괘에서 이처럼 완전히 상대적으로 돼 있는 괘는 태(泰)와 비(否), 기제(旣濟)와 미제(未濟) 두 쌍이 있다. 건위천과 곤위지는 표리의 관계지만 빈주의 관계는 아니고 수뢰둔과 산수몽은 빈주의 관계는 되지만 표리의 관계는 안된다. 오직 태와 비, 기제와 미제만이 표리 빈주의 관계가 되는 것은 삼양삼음괘이기 때문인데 태와 비는 순수 삼양삼음이고 기제와 미제는 교차해서 삼양삼음괘가 되기 때문이다.

태괘 다음에 비괘를 배치한 이유에 대해서 서괘전에서는 ‘태(泰)라는 것은 통하는 것이니 사물이 종국에는 통할 수만은 없다. 그러므로 비괘로 이어 받는다(泰者 通也 物不可以終通 故 受之以否)’고 했다. 즉, 형통하면 반드시 막히는 때가 오는 것이니 이 때가 바로 비괘의 시기인 것이다.

비괘의 상을 보면 외형은 건괘 삼양으로 견실 화려하지만, 속은 곤괘 삼음으로 허약·부실하다. 아래의 음들이 차츰 자라나 위의 양들이 물러나니 이를 적극 대비하지 않으면 상해(傷害)를 당한다. 예컨대 뿌리는 나약하고 잎과 줄기가 무성한 식물이거나 자녀는 나약하고 부모가 건실한 가정이다. 상괘의 양들은 외부적으로 드러내기를 좋아하지만 아래의 음들은 포용하고 감쌀 줄 몰라 서로 소통과 교류가 안 되기 때문에 비괘라 한 것이다. 그래서 하늘과 땅이 서로 교통하지 않아 천지불교지과(天地不交之課)요, 달이 안개 속으로 들어간 상(月藏霧裏之象)이며, 사람의 입이 둥굴지 못하고(人口不圓之象) 찬 겨울의 꾀꼬리가 봄의 안태로운 시기를 기다리는 뜻(寒鶯待春之意)을 품고 있다.

비괘(否卦)의 괘사(卦辭)는 ‘비지비인 불리군자정 대왕소래’(否之匪人 不利君子貞 大往小來)이다. 즉 ‘일이 막혀있는 형국으로 사람으로서 바른 도리를 밟아 가는 때가 아니다. 군자가 바르게 나아감에도 이롭지 못하다.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이 온다’는 것이다. 비괘의 시기는 모든 일이 막혀 있으니 군자가 때를 얻지 못해 바르게 나아가도 이롭지 못하고 큰 것을 잃고 작은 것을 얻는다는 것이다. 군자가 나아갈 때가 아니니 때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주나라를 세운 문왕(文王)이 은나라 주왕(紂王)의 폭정으로 유리옥에 갇혀 때를 기다는 것과 같고 기자(箕子)가 미치광이 행세를 해서 어려움을 피하여 때를 기다리는 지화명이괘(地火明夷卦)와 닮았다. 이를 단전(彖傳)에서는 ‘하늘은 구름을 행해 비를 내리게 해 만물을 윤택하게 해야 하지만 비괘의 때에는 올라가기만 해 땅과 교류하지 못해 만물은 고민 고뇌하고 있고(天地不交而萬物不通也), 또한 상위에 있는 자와 하위에 있는 자가 서로 배반해 땅이 있어도 통치하지 못해 나라가 없으며(上下不交无邦也), 안에는 유순한 음(陰)들인 소인들로 가득차 완강히 버티고 있고 밖으로는 강건(剛健)한 양(陽)들인 군자들이 있으나 소인의 도(道)가 자라나 군자의 도를 쇠약하게 해 막혀있으니 군자의 도를 발휘할 수 없다’(內陰而外陽 內柔而外剛 內小人而外君子 小人道長 君子道消也)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괘의 왕래 소장(消長)생괘법으로 살펴보면 순양의 건위천괘에 소인의 침입을 당하여 천풍구가 되고 천산둔, 천지비 등으로 사악한 음의 세력의 증가하여 건실하고 바른 양을 없애고 소인이 세력을 얻어 군자의 힘이 없어지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상전(象傳)에서는 사람의 도가 행해지지 못하는 비괘의 상황에서 군자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가르쳐 주고 있다. ‘무도(無道)의 때에는 올바른 도를 행하려고 노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도가 무시되어 군자는 상처를 입고 장래에 호기(好機)가 와서 선처해야 할 싹도 잘라버리니 군자는 자신의 덕을 싸서 숨기고 소인의 질시박해를 피해야 하며 이러한 때에는 높은 지위와 벼슬 같은 영광스런 자리에 있는 것도 사람들은 소인과 같은 동류라 생각하니 좋지 않다. 군자가 도를 밟아가면서 빈천(貧賤)에 있는 것은 후회할 일도 없지만 올바르지 않은 도에 있어서 부귀 작록을 얻은 것은 군자가 취할 도가 아니다’(天地不交否 君子以儉德 避難 不可榮以祿)고 말하고 있다.

서죽을 들어 비괘(否卦)을 얻었다면 만사가 막힌 상황이고 마음먹은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시기이다. 옳고 바른 일 조차도 사람의 압력과 방해로 통하지 않고 만일 힘으로 돌파하고자 한다면 상처나 재앙을 만난다. 지금은 모든 일이 막혀 있고 상하반목의 시기이니 때가 오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신심(信心)이 두터워 빠르면 5, 6월, 늦으면 5, 6년 뒤에 개운(開運)하기 시작한다. 태와 비, 기제와 미제 4괘는 내괘에서는 그 때라고 보고, 외괘는 그 기운이 움직여서 반대 괘의 의미가 작용하기 시작한다. 즉 태는 외괘로 가면 비의 기운이 보이고 비는 외괘로 가면 비의 기운이 무너져 간다고 본다. 천지비괘는 내괘의 때를 비중의 비(否)로 보고 외괘는 비중의 태(泰)로 판단한다. 이러한 견해에 따라 운세, 사업, 지망 등은 때가 아니니 모든 것을 자중하고 적어도 반년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혼인도 서둘러서는 안 되고 기다려야 하고 잉태는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잉태했다면 절제하지 않으면 모태를 손상시킨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가출인은 돌아오나 행색이 말이 아니며(匪人) 분실물은 시간이 지나 외괘에 이르면 찾는다. 병세는 몸의 수기(水氣)와 화기(火氣)가 서로 유통이 안 되고 막혀서 발병한 것이 대부분이고 오래 끄는 병은 위험하며 타괘에서 비괘로 오는 경우는 병이 낫기 힘들다. 날씨는 흐리다가 맑고 쾌청해진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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