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1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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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마당] 손재봉틀 시 서복현

  • 입력날짜 : 2018. 05.07. 18:38
쑥대밭 일구어 곡식 팔아 처음 산 손재봉틀
연민의 세월 살아오느라 다놓고 비워 갔음인데
굶는 말에 여물주면 새끼 먼저 먹듯이
마른 젖 물려 키운 피붙이들

오늘 눈을 감으면 내일은 눈뜨지 않았으면…….
죽비로 온 몸을 처대도 멍들지 않는 적요의 나신
언제나 내 편이신
아! 아! 어머니

버리고 다 주고 간 마지막 쌀벌레밥
설움을 훔쳐내어 그 흔적을 치우려 해도
구석진 곳에서 번쩍 번쩍 빛나는 손재봉틀

덜덜~덜덜 더덜~덜덜 불효의 재봉틀 울음
기다리지 않아도 뒤 따르는 것

새들을 불러 모아 제안에 품고
가느다란 실 햇살이 재봉틀을 돌린다.

<해설> 예전에는 집집마다 재봉틀이 있었다. 손으로 돌리는 재봉틀도 있고 발로 돌리는 재봉틀도 있는데 그것을 돌리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요즘에는 기성복이 보편화되고 세탁소에 맡기면 깔끔하게 수선해주기 때문에 구태여 재봉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안 한 구석에 골동품이 돼버린 재봉틀은 이제 어머니의 유품으로 마음속에 간직되고 있다.

<약력> 대한문학, 지필문학 등단. 대한문학이사. 다박솔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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