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7일(금요일)
홈 >> 특집 > 교육

열차학교, 시베리아횡단구간 ‘성료’
열차 속 나흘간 독서·토론·글쓰기 활동 몰입
소수민족, 현지 시민들과 문화교류 ‘큰 호응’

  • 입력날짜 : 2018. 08.06. 18:56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에 탑승한 전남지역 학생들이 지난 4일 오후 러시아 이르쿠츠크역 광장에서 한국 고유의 태권무와 K-Pop 퍼포먼스를 선보여 큰 갈채를 받았다.
전남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시베리아횡단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이하 열차학교)가 블라보스톡에서 시작된 나흘간의 대장정 끝에 지난 4일 오후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이르쿠츠크 시내에서 학생들은 러시아 소수민족 및 현지 시민들과 문화교류활동을 전개하는 등 왕성한 대장정 활동을 이어갔다.

◇친구들과 아이디어 공유

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연해주에서 역사탐방과 봉사활동을 마치고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몸을 실은 학생들은 비좁은 열차 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고난의 길, 공존의 길’을 주제로 운영된 이번 횡단열차구간에서는 윤동주 백일장을 비롯해 I-brand 책쓰기, 토론활동 등 다채로운 활동이 이뤄졌다.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학생들은 이른 시간에 일어나 간편식을 챙겨먹은 후, 오전에는 I-Brand 책쓰기를 하고 오후에는 몽골에서 진행할 토론활동의 사전 활동에 해당하는 논제 찾기 토론에 돌입했다.

때로는 토론과정에서 논리 대결을 펼치고, 때로는 초고쓰기를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친구들과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공유했다.

◇윤동주 백일장 진행

3일 열차에서의 마지막 밤에는 초원의 크고 작은 등성이 사이로 유려하게 흐르는 아무르강 지류와 자작나무숲을 지나치며 윤동주 백일장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각자 창작시나 모방시를 지어 낭독했다. 반 친구들이 직접 반별 우수작을 정해 결선에 올린 시들 중 윤동주의 시세계와 소통한 10편의 최종 우수작이 선정됐다.

수상자 중 한 명인 김도현(목포덕인고, 1학년) 학생은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에 학생다운 위트를 담아 책쓰기에 충실하지 못했던 지난 몇 달을 반성하며 ‘흑연가루 묻은 초고노트에 펜 자국이 남아있는 것은 어느 게으름의 흔적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라고 썼다. 자신의 언어로 성찰을 담아낸 것이 호평을 받았다.

중국 용정 윤동주 생가를 직접 방문하고 시인의 27년 짧은 삶이 응집된 시의 힘을 체감한 학생들에게 이 시간은 시 창작을 통해 다시 한번 시인의 세계관과 만나는 뜻 깊은 기회가 됐다.

◇크고 작은 환자 속출

연해주까지 몰아친 폭염 속에서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크고 작은 환자들도 속출해 동행한 의료진과 운영지원단들은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장염과 고열증세로 현지 병원에서 응급진료를 받은 김준우(순천 복성고 1) 학생은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중도 귀국을 권유 받았지만, 여기에서 멈출 수 없어 끝까지 버텼다”며 “선생님들의 헌신적 보살핌과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횡단에 성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정희(강진 작천중)교사는 “열차 속의 불편함과 부족함이 오히려 교육활동의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며 “학생들이 서로 협력해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며 열차학교가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문학의 진수 체험

4일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리는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한 학생들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무대가 됐던 12월 혁명가(데카브리스트)기념관을 찾아 러시아 문학의 진수를 체험했다.

학생들은 이어 알렉산더 3세 광장에 모여 러시아 소수민족들과 문화교류 시간을 가졌다. 코자크 병사들의 춤 등 소수민족들의 이채로운 민속 공연에 학생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주말을 맞아 광장을 찾은 이곳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에서 가져간 오방색 천과 현지 자작나무를 활용한 단심 줄꼬기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열차학교 남지현(목포정명여고 1학년), 조미주(광양여고 1학년) 학생이 선보인 민요를 시작으로, 플룻과 리코더 연주, 태권무, K-Pop 퍼포먼스로 이어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흥겨운 러시아 민요에 맞춰 광장을 찾은 시민들과 손을 잡고 강강술래와 기차놀이 한마당으로 뒤풀이를 장식했다.

한편, 열차학교는 바이칼 생태탐방을 마친 후 6일 이르쿠츠크역에서 몽골 울란바토르까지 가는 횡단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박은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