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8일(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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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금의 역사 동화] 11, 이성계와 정도전의 전라도 - 잠 못 이루는 두 사람

  • 입력날짜 : 2018. 11.06. 18:43
/그림:선성경
“그저 책 몇 권 읽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이성계 이 분은 천하를 품은 이 같아 보인다.”

“정도전이라는 이가 역시 인물은 인물 이로구나.”

이성계 역시 정도전의 인물됨이 점점 흥미롭고 큰 재목을 발견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주 오래전 그 옛날 정도전이 소년이었을 때 저잣거리에서 느껴지던 사람됨의 실체가 오늘 이처럼 눈앞에 뚜렷이 다기와 주는 것 같아 이성계는 새삼 가슴의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아직 어리고 벼슬도 낮지만 이는 장차 큰 인물이 될 자가 분명 하도다.”

잠깐의 침묵을 낀 것은 정몽주였습니다.

“아니, 스승을 찾아온 게요. 내 아우 정도전을 찾아오신 것이옵니까?”

“몽주 형님께서 이처럼 질투를 하시오니 더욱 장군을 뵙게 된 사실이 기쁘기만 합니다.”

“허허허… 앞으로 고려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고려 최고의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보니 내가 아주 큰 부자가 된 것 같소이다. 그려.”

스승 이색이 즐겁다는 듯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고려나라의 사대부 자녀들을 오래전부터 가르쳐 왔으나 늘 그들의 학문의 깊이나 사람됨에 목이 말랐었는데 오늘은 아주 좋습니다. 암···.”

이색의 말은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후일 이성계와 정도전, 그리고 정몽주가 고려의 역사 속에서 감당한 역할을 볼 때 스승 이색의 말은 조금도 과장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밤이 이슥하도록 담소를 나누다 헤어졌지만 이 성계는 숙소로 돌아와서도 한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10년, 아니 15년이 다 되었지? 아마….”

서로 나이가 차이가 나고 하는 역할 들이 달라 얼굴을 직접 대하는 일은 없었지만 공민왕의 정도전에 대한 총애와 두 사람의 친명정책에 대한 명성은 이성계도 익히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때의 그 아이가 오늘의 정도전이라니 허허…. 오랜 세월을 전쟁터로만 돌아다니다 보니 정도전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구나.”

정도전이 나이는 자신보다 어려도 이성계는 아주 오랜 벗을 찾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개경 출입을 그동안 꾸준히 해왔지만 오늘같이 흡족하고 사람으로 인해 만족했던 적이 그리 없었었지···.”

이성계는 그동안 어렴풋이 들었던 젊고 어린 정도전이란 사람과의 오늘의 만남이 실로 만족한 것이었습니다.

고려 땅에 날로 명성이 높아져 가는 이성계를 만나고 온 때문인지 정도전 역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들판에서 야인들과 활을 쏘며 지내다가 이렇게 한 번씩 도성으로 오는 기회가 되면 학문이 높은 스승님을 만나 뵈옵는 일이 참으로 즐겁기만 하오.”

이성계는 조정에 왕을 뵈러 올 때마다 아예 스승 이색의 집에서 머문다고 했습니다.

“무장임에도 문인으로서 고려 최고인 스승 이색을 만나온 이성계의 가슴속에 무슨 야망이 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려 조정의 많은 인물들을 만나보았지만 이성계와 같은 사람됨은 처음이었던 것입니다.

“그저 책 몇 권 읽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혹여 춘추를 읽으셨는지요?”

“어릴 적에 조금 읽었습니다.”

역시 한없이 부드럽고 깊이 있는 음성이었습니다.

“하면, 춘추의 재상 중에 누가 가장 쓸 만한 인물이라 여기십니까?”

“춘추에 많은 명재상이 있으나 그 중 나는 무인이니 손자를 영웅으로 봅니다. 그러시는 정공께서는 누구를…?”

우렁우렁한 음성이지만 낮은 목소리로 정도전 자신을 깊이 응시하면서 겸손하게 대답하던 이성계는 확실히 그동안 막연히 생각해왔던 무장들과는 많이 달랐었습니다.

‘그래, 이성계 장군이라는 분은 확실히 그동안의 고려의 인물이라 자칭하는 이들과는 많이 달랐어···, 학식도 마음 씀씀이도 그리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눈매와 우렁우렁한 음성은 자애롭기까지 했지···’

다음날 정도전은 조정의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색의 집을 찾았습니다. 마침 스승 이색은 출타 중이었고 이성계 혼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장군께서 혼자 계시니 오늘은 서로가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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