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2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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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농업의 실상과 허상
조창완
광주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입력날짜 : 2018. 12.06. 18:10
최근 중국지방정부와 농기업이 공동으로 주최한 농업관련 세미나에 참여했다. 중국 농업의 변화된 실상을 현장에서 획인하고 싶었고, 중국세미나는 어떻게 개최되는지 알고 싶은 궁금증 때문이었다.

우선 규모와 비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참가 인원만 700명에 달했고, 참가비는 2천위안(한화 32만원 수준)이었다. 세미나 참가비용이 매우 비쌈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개막식도 3시간에 걸쳐 화려하게 진행됐고 멕시코, 네덜란드, 일본 대사관 경제참사가 자국의 농업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더욱 인상 깊은 것은 저녁식사 이후 10시까지 진행된 세부주제 세미나였다. 세부 주제는 농업의 6차 산업화, 농촌관광, 농업현대화 등 6개 주제로 모두가 현재 중국농업의 중요 실천 과제들이었다. 늦은 밤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수, 농업인, 공무원, 기업인 등 많은 청중이 홀을 가득 메우고 발표 주제에 대한 열띤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주로 전문가가 발표하고 공무원과 농업인, 기업인 등이 질문하는 형식이었다. 이 중 맨 마지막 질문자로 중국에서 가장 오지이자 빈곤 지역인 칭하이성(靑海省)에서 온 농기업가의 질문 내용이 마음에 다가왔다. 대다수의 중국 농업인들은 많은 아이디어가 있으나 투자 비용이 없어 이를 농가소득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고, 공무원의 전문성이 부족하며 실적 위주의 농정이 주를 이뤄 대다수 농업인들이 이를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유 농기업들은 천문학적인 재정지원을 받아 첨단농업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운영 콘텐츠 부족으로 대부분 10년 안에 도산하고 있으며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농업과 현장 농업인이 배재돼 정책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질문 내용을 들으면서 중국 농업문제가 일정 부분 우리와 비슷하고 왜 이러한 문제가 현장에서 제기되는지 의문이 들었으나, 다음날 현장을 견학하면서 다소 해소될 수 있었다.

현장 견학은 주로 지역 향토기업과 6차 산업화 운영 현장 위주로 진행됐다. 향토기업 견학은 중국 8대 명주의 하나인 랑을 생산하는 기업이었는데 100만평의 광활한 대지에 엄청난 규모의 주조장 시설을 구비하고 3만명의 지역주민을 고용하고 있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향토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부러움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6차 산업화 현장은 대규모 첨단유리온실 재배단지였다. 중국 자체 기술로 3㏊ 규모로 조성된 매머드급 첨단유리온실에는 농작물 생산시설과 체험시설, 식당을 구비하고 있었다. 전액 국비와 지방비로 조성됐다. 중국은 이러한 첨단농업시설 구축을 통해 중국농업 현대화와 농업인 교육,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체험 및 농산물 판매 등 중국 6차 산업발전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중국농업 발전 및 농가소득 제고,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로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천문학적인 투자로 첨단 시설농업 및 농업 현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관리·감독, 농업인이 배제된 운영주체의 부재로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부실경영체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대도시의 원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낮아 소비자 및 관광객 유치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농기업 및 농업인의 경영의식 부재와 차별화된 운영 프로그램 개발 미흡으로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세미나 발표 당시 어느 중국 교수가 지적한대로 중국이 외형적으로는 농업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소프트웨어가 부실해 중국 농가소득 증대로 연결하지 못한다는 반성을 우리 농업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2015년 중국과 FTA가 발효돼 운영 중이다.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농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농업 발전이 우리 농업에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오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피지기(知彼知己)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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