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4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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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고우재군 아버지 고영환씨 “우재야, 세월 지난다고 네가 잊힐까”
“팽목항에 기억공간 조성할 것”

  • 입력날짜 : 2019. 04.15. 19:28
“그리움과 기다림이 응축된 팽목항 추모 공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아픔입니다. 기필코 기억공간이 조성돼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5년이 지났다. 누군가는 중학생에서 대학생이, 대학생에서 사회 초년이 됐을 법한 세월이다. 하지만 긴 시간 진도 팽목항에는 아픔을 지우지 못한 채,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잡아두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우재(단원고 희생 학생) 아빠’ 고영환(51)씨다.

그는 팽목항에 남아있는 유일한 유가족이다. 고씨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에 두고 “팽목항에는 덩그러니 컨테이너 분향소만 남았다. 세월호 인양 뒤 이 곳이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무작정 개발만 한창인 것이 서럽다”고 말했다.

5년 전, 고씨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우재 아빠’로만 살았다. 세월호 참사를 알리는 행사를 준비하거나 간담회에 다니고, 목각 리본을 만드는 일이 그의 주된 일상이 돼버린 것.

팽목항을 찾는 추모객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는 현재 팽목항 한켠에 자리한 바람에 빛바래 낡아 버린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 3칸을 이어 만든 식당이 그 곳이다.

고씨는 “이제는 유가족에서 국민 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팽목항에 뭔가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원하는 건 단 하나, 세월호 참사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는 기록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참사 당시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진상규명 그리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보내온 따뜻했던 국민들의 사랑 등 팽목항에서 일어났고 남들에겐 별일 아니었을 모든 일들을 기록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팽목항 분향소에 있던 아이들 영정사진을 안산으로 옮긴 뒤 모두들 떠났지만 고씨는 기록관 건립을 위해 홀로 남았다.

이날 고씨를 만난 추모객 김국(30)씨는 “잊으란다고 잊혀지나. 다섯해가 지나도록 가슴 사무치게 서글퍼 미루다 5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용기내 팽목항에 왔다”면서 “이곳에서 뵌 ‘우재 아빠’는 그 누구보다 진실 앞에서 당당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         문철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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