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0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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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용 국회부의장이 추동하는 여수-남해 해저터널
이정록
전남대 교수·前 대한지리학회장

  • 입력날짜 : 2019. 04.30. 19:35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지난주 월요일 여수에서 ‘동서 화합과 상생 발전을 위한 여수-남해 해저터널 조기 추진 대토론회’가 열렸다. 작년 12월 국회에서도 같은 주제의 토론회가 개최됐다. 모두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주최한 행사다.

‘여수-남해 해저터널’이란 여수시 신덕동 섭도와 남해군 서면 작장리 사이에 왕복 4차선 터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터널 길이는 5.93㎞이고, 해저 구간 4.2㎞, 육상 구간 1.73㎞이다. 건설 사업비는 약 5천40억원 정도를 예상한다. 직선거리로 5㎞에 불과하지만 두 지점이 지금껏 연결되지 않았다. 차량으로 3분이면 도달할 거리를 광양과 하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실제로 필자가 3년 전 여수 엑스포역에서 남해 작장리 방파제까지 직접 운전해 봤더니 1시간 11분 걸렸다.

여수와 남해는 뱃길로 연결돼 있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부산을 가려는 전남 사람들은 여수로 집결했다. 보성호·경복호·금양호·금성호·한양호 등을 이용해 남해를 거쳐 부산으로 가기 위해서다. 1971년부터 여수-남해-삼천포-사량-거제-부산을 운행한 우리나라 최초 쾌속 여객선 엔젤호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1973년 호남 남해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많은 뱃길이 폐쇄됐다. 1997년 9월 엔젤호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뱃길이 끊겼다. 띄엄띄엄 운행하던 여수와 남해 사상 간 여객선 마저 3년 전 중단됐다. 뱃길이 끊기면 다리를 놔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여수-남해 연결 구상의 연조(年祚)는 꽤 길다. 1998년 ‘광양만·진주권 광역권 개발계획’에 여수∼남해 대교(大橋) 구상이 들어간다. 2005년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했지만 B/C(비용편익비)가 낮았다. 2011년 이명박 정부는 ‘한려대교’ 기본계획을 수립하지만 B/C가 낮아 좌초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려대교를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다. 2013년 수립한 ‘동서통합지대 조성계획’에 교량이 아닌 ‘해저터널’로 대체된다. 1조6천억 원가량 소요되는 교량보다 터널을 뚫으면 공사비를 1/3로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은 B/C가 또 발목을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공약과 국정 과제에 연결 도로를 넣는다. 하지만 모두 여기까지였다.

왜 직선거리 5㎞가 끊겨져 있을까? 연결 도로는 남해안 발전과 동서 화합이란 명분과 타당성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는 낮은 B/C가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제4차 국도건설 5개년 계획(2016-2020)에 포함되지 못했다. 정부 처사를 비판할 순 없다. B/C를 끌어 올릴 방법이 간단치 않는 상황에서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에만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부당하지 않는가. 둘째는 전남도와 경남도의 무심한 태도다. 양도(兩道)는 팔영대교, 천사대교, 창선 삼천포대교 등 수많은 교량을 건설하면서 유독 여수-남해 연결엔 무관심했다.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예타 면제 사업’에도 해저터널은 빠졌다. 전남과 경남은 아마 해저터널을 먼저 거론하지 않았지 싶다. 자기 도(道)에 할당된 티오(TO)에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해저터널을 넣을 리 만무하지 않는가. 서남해안 국도 77호선 연결 프로젝트에 경남도 관심은 전남도보다 낮은 게 사실 아닌가.

문제는 여수와 남해가 끊긴 상태로 국도 77호선이 해안관광도로 역할을 못한다는 점이다. 여수에 온 관광객들은 순천으로, 남해를 찾은 관광객들은 진주로 방향을 틀 것이 뻔하다.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해저터널’이 예타 면제 사업에서 제외된 것은 전남과 경남의 실책이었다. 그러니 ‘서남해안권 해안관광도로’는 ‘앙꼬 없는 찐빵’ 신세를 당분간 면치 못할 것이다. 여수와 남해가 끊긴 상태로 ‘서남해안권 해안관광도로’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수-남해가 연결돼야 여수가 남해안 관광루트에서 허브 역할을 한다. 고흥-여수-남해-사천(삼천포)으로 이어지는 국도 77호선 구간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간 1천55㎞ 구간 ‘캘리포니아 1번 주도(Route 1)’처럼 한국판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 도로’가 돼 국내외 관광객을 흡인할 것이다. 또한 여수·순천·광양에서 만들어진 재화와 서비스를 남해로 확산시켜야 한다. 역내(域內) 상생발전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온당하다.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해저터널’ 조기 추진을 추동하는 이유다. 해저터널 건설 필요성을 확인하고 국가적·지역적 관심을 모르려는 의도다. 1999년 주승용 당시 여수시장은 여수·목포·완도가 엑스포 개최지 입지를 놓고 경쟁하던 때 리더십을 발휘해 여수 입지를 성공시킨다. 새로운 여수 발전의 이정표는 그때 만들어졌다.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누구도 챙기지 않은 여수-남해 해저터널 사업을 직접 추동하고 있다. 주 부의장은 ‘서남해안권 해안관광도로’ 완성에 대미(大尾)를 장식할 수 있을까? 주승용 국회부의장 리더십을 주목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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